
뉴욕 현대미술관에 영구 소장품으로 채택될 만큼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은 와인잔의 절대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리델'(Riedel)이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1958년 이후 지금까지 장인들이 직접 입으로 불고, 25가지 공정을 거쳐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리델의 소믈리에 컬렉션은 와인의 맛과 향을 평가하는 절대 기준이 되고 있다.
리델사는 탄생 50주년을 맞아 소믈리에 컬렉션을 보다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한 '블랙타이' 시리즈를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리델의 블랙타이 론칭 현장에서 글라스의 모양과 크기가 와인의 아로마와 풍미를 어떻게 작용시키는지 직접 경험해 봤다.
리델의 아시아 태평양 책임자 마크 발더스톤은 "와인 테스팅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을 즐기는 것"이라며 "와인 테스팅은 시각, 후각, 미각 세가지로 나눠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시각 즉 색은 와인과의 첫만남, 첫인상과 같다. 후각은 와인 테스팅에서 70~8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향만으로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 때론 혀보다도 더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으므로 미세한 아로마향까지 맡을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미각은 입안 전체로 느껴지는 다양한 맛을 느낌으로써 후각에서 전해지는 향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와인은 레드, 화이트, 샴페인 세 종류로 나뉘고 잔 또한 세 종류가 전부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포도의 품종과 생산지, 풍미 등에 따라 수백 아니 수천 가지로 그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 와인잔이다.
때문에 그 와인의 풍미를 가장 잘 살려주는 잔을 찾아 마셔야 와인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테스팅 결과 같은 소믈리에 시리즈일지라도 제 잔이 아닌 다른 잔에 따르게 되면 본래 가지고 있던 아로마향이 사라지고 시거나 떫은 맛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일반 와인이 대중화되면서 일반 유리컵이나 심지어 종이컵에 마시는 경우도 흔한데 이럴 경우 와인이 가진 향은 완전히 사라지고 쓰고, 시고 매우 드라이해서 날카롭다는 느낌마저 든다.
물론 다시 본래의 잔에 따르게 되면 그 향이 살아나 부드러운 풍미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와인의 맛은 미각이 아닌 향에 의해 좌우되는 것인가?
마크 발더스톤은 "사람이 느끼는 미각이란 후각에 의해 좌우된다"며 "코를 막고 양파를 먹게 되면 전혀 매운맛을 느낄 수 없는 것처럼 미각의 기능은 절대적으로 후각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와인이 가진 풍부한 향을 잘 느끼기 위해선 레드 와인은 튤립 형태의 볼이 큰 잔을, 화이트 와인은 찬 기운을 뺏기지 않기 위해 작지만 둥근 잔을, 샴페인은 부드러운 기포를 유지하기 위해 길다란 잔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깊어가는 가을, 와인의 맛을 가장 잘 살려주는 와인잔을 찾아 글라스마다 달라지는 신비한 미감의 변화를 경험해보자.

<좋은 글라스 선택하는 법>
1. 크리스털 글라스 = 공명이 맑고, 유리가 투명하며 내부 표면으로 와인의 흘러 내림이 천천히 이루어져 와인의 색상을 즐길 수 있다.
2. 민짜잔(Plain Glass)&얇은잔(Thin Glass) = 와인 즐기기의 3대 요소중 하나인 색상을 정확히 감상할 수 있다. 커팅된 각진 유리잔이나 장식잔은 색깔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3. 계란형(Egg Shape) = 와인의 향을 오랫동안 보존시킨다. 특히 레드 와인 잔은 커야 한다.
4. 날카로운 테두리(Cut Rim) = 맛을 인지하는 혀에 정확하게 와인을 쏟아 붓는다. 몽퉁한 테두리의 잔(Rolled Rim)을 사용하면 와인이 혓바닥에 닿는 순간 혓바닥 전체로 퍼져서 신맛과 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5. 롱 스팀 = 대가 길어야 한다. 와인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대가 길면 와인 글라스를 잡는 손의 온도가 와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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