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청 일대가 이명박 정부의 소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시민들의 촛불문화제가 토요일인 31일, 역대 최대 규모인 10만 명이 참석한 채 이루어졌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집회시작이후 처음으로 낮부터 이루어졌다. 오후 4시 30분 서울 대학로에서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린데 이어 참석자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 광장까지 가두시위를 펼친 후 저녁 7시 서울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이루어졌다.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덕수궁 앞부터 이미 불타버린 숭례문 일대까지 넘실거리고 있다. 이들에 의해 이미 시청 앞 8차선 도로는 점거됐다. 지하철 시청 역 안에도 촛불과 쇠고기 재협상을 바라는 목소리를 담은 플래카드를 든 시민들이 넘쳐흐르고 있다.
이제까지의 촛불문화제처럼 이번에도 시청광장에는 어린 학생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 시간에도 시민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고, 다음까페 아고라 등 인터넷은 완연히 이번 시위의 주도자로 떠오른 모습이었다. 다음까페 아고라를 통해 모인 시민들은 예비군복을 입고 시민들 보호와 경찰과 시민들의 충돌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아고라의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이 거리행진을 이끌기도 했다.
수 많은 시민들 개개인이 모였기 때문에 특별한 지도부가 없는 모습도 보였다. 인파로 인해 시청 앞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기 못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무리를 이뤄 거리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농민들이 만든 소머리 상여도 등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실제 도축된 소머리를 가지고 상여를 만든 것이다. 이들은 곡소리 대신 '고시철회' '협상무효'라는 구호를 외쳐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분노에 대해 시민들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자신을 50대라고 밝힌 시민 김모씨는 "정부가 저런 사람들 살길은 열어줘야지, 무조건 미국 눈치만 보는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안 좋다"라면서 "저 사람들을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대학생의 삭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대학생 30여명이 쇠고기 재협상을 외치면서 삭발을 실시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선희 덕성여대 총학생회장과 주하나 부회장등 여학생도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들은 이날 "10대가 켰던 촛불을 20대가 지키겠다"고 말하면서 이후 각 대학과 연계해 동맹휴업 총투표를 실시하고 청계광장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갈 뜻을 밝히기도 했다.
오후 9시 10분경, 촛불문화제가 중단됐다. 서울 청운동 일대에서 시민들이 경찰에 연행됐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여기저기서 "청운동으로 가자"는 외침이 터져나왔고, 촛불문화제는 중단됐다.
시민들은 이제 거리행진에 나서고 있다. 약 10만 여명으로 역대 최대 인원인 시위대가 거리에 나서고 있다. 경찰은 촛불집회 사상 최대 규모인 106개 중대를 동원해 청와대로 가는 모든 길을 통제하고 있지만, 경찰과 시민들간의 충돌의 가능성이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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