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소장·개혁파의 리더로 '수요모임'의 공동대표를 지냈던 남경필 의원(3선·수원 팔달)이 21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총선후보 사퇴를 공식적으로 촉구하고 나서 당내 공천 후폭풍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남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원칙과 기준이 상실된 공천 후유증이 직접적 원인이 돼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흔들리고 있다"며 "공천 갈등을 극복하고, 이반되고 있는 민심을 바로 잡기 위해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이 부의장의 총선 출마 문제와 관련해 저와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에서 불출마 요구를 받아들이기엔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 얘기하지만, 아직 통합민주당의 공천이 완료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불출마 결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당내 핵심 인사들을 겨냥해 "물갈이를 요구하는 폭풍 같은 민심의 에너지를 이용해 정치적 사리사욕을 채웠다면 그러한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친박연대'(가칭)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사덕 전 의원은 이날 4.9총선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서구 출마를 선언했다.
홍 위원장은 여의도 친박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에서 강 대표가 있는 대구 출마를 결정했다. 총선이 끝난 후 한나라당의 질서를 되찾고 새 지도부를 맞아 거듭나도록 하기 위해 결심한 것"이라면서 "대구 시민의 힘으로,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모든 당원의 힘으로 이 일을 이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공천 과정에서 강 대표가 이끄는 당이 어떻게 전횡을 일삼았고, 어떻게 그동안 확립했던 원칙을 깨뜨렸는지, 국민 앞에 약속한 기준을 어떻게 무시했는지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청원 공동대표는 "2∼3일 전에 최고위원들의 뜻을 홍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본인은 수도권 출마를 원했다"면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분명히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던 사람을 보복했고 무참하게 정치적 사형을 시켰다. 이 부분에 대해 강 대표가 최고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전날 한나라당 지도부의 '친박연대' 비판에 "국민 앞에서 약속했던 원칙과 기준을 무시한 것을 반성해야 마땅한데 그런 자세를 보여 참으로 서글펐다"면서 "바로 그 같은 행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전 대구시민들의 긍지에 호소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재섭 대표는 남 의원이 이 부의장 총선 불출마 촉구한 것과 관련, "크게 꾸짖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선거사무소 개소를 위해 대구를 방문한 강 대표는 이날 낮 한나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남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보는냐"는 기자 질문에 " 뒷북치는 소리다. 선수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그런 소리를 하면 안된다 "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홍사덕 전 의원이 대구서구에 출마를 전격 선언한 것과 관련해서는, "KTX를 타고 오는 길에 소식을 들었다"며 "나오면 붙어야지" 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에게 당차원의 선거지원 유세를 요청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유세지원 요청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시간을 두고 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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