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 브랜드의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전문기업 비티씨정보통신(대표 김성기)이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수백개에 이르던 중소 모니터업체들이 차별화에 실패해 대부분 시장에서 퇴출된 가운데, 비티씨정보는 월 3만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리며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모니터 시장은 수량 기준 연간 450만~460만대 규모를 보이고 있다. 이중 90만대 정도는 산업용으로, 이를 제외하면 월 30만대 정도 시장이 된다.
비티씨정보는 국내에서 1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한편, 56㎝(22인치) 이상 대형 부문에서 대기업을 능가하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차별화만이 살 길이라 생각했다. 자체 브랜드 개발과 함께 대형, 프리미엄 기능, 고급디자인을 적용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김성기 비티씨정보 대표는 벤처 붐 이후 중소 모니터 기업들이 위기를 맞은 지난 2003년 회사 대표를 맡았다. 지난 1988년 키보드 사업으로 출발한 비티씨정보는 IBM 등 굴지의 PC 기업들과 거래를 하면서 199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뛰어든 모니터 시장에서 해외 저가 신흥시장 공략에 나섰다가, 중국산과 치열한 경쟁 끝에 경영상태가 악화되는 아픔을 겪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280여명이던 인력을 70% 이상 축소하며 차별화 및 핵심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지난 2004년 국내 모니터 시장에 다시 진입했고, 2005년 런칭한 '제우스' 브랜드는 산업자원부의 '굿 디자인' 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성능과 디자인을 인정받으며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이어 삼성전자 LCD 패널을 중심으로 100% 정품을 사용하고, 전국 애프터서비스(AS)를 도입하며 대기업 못지않은 고객만족 경영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중소 모니터 기업은 차별화 요소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자멸요인 중 하나였다"며 "대기업은 고객만족을 고민하는 반편, 중소기업들은 매출 올리기에 급급하면서 어려움이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비씨티정보는 대기업이 시장의 주력크기에 집중하는 사이 대형 크기의 고급 모니터 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현재 48㎝(19인치) 크기가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비티씨정보는 자사 제품 중 56㎝, 61㎝(24인치) 제품의 판매량이 75~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CD 모니터가 '세컨드 TV'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비티씨정보는 자사 모니터 중 80% 정도에 디지털 TV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61㎝ 제품엔 상당수 풀HD의 초고화질 해상도를 적용하고,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단자도 적용하고 있다.
비티씨정보는 오는 4월 76㎝(30인치) 크기 전문가용 LCD 모니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6월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와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능을 내장해 모니터 자체만으로 IPTV와 인터넷 기능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비티씨정보는 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DID)와 의료용 모니터 등 특수 분야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이 범용 제품에 치중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도를 낮추고, 틈새시장 공략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 모든 엔터테인먼트 기기는 디스플레이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기능과 디자인에 집중해 차별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100% 매출을 올리고 있는 비티씨정보는 오는 2월부터 일본과 유럽 등지에 제품을 출시하며 해외시장에 다시 도전한다. 과거와 달리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진시장에 집중해, 올해 매출 가운데 15% 정도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방침이다. 2008회계연도 매출은 전년도보다 2배 가까이 성장해, 지난 2003회계연도 이후 5년만에 다시 1천억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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