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어플래시메모리 세계 1위 기업인 일본의 스팬션이 새로운 서버용 메모리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최근 서버 및 스토리지 시장에서 낸드플래시를 활용한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 대신 탑재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SSD가 우수한 성능과 함께 안정성을 장점으로 기업 시스템용 HDD와 한 판 대결에 나서고 있는 것.
스팬션은 낸드플래시와 함께 플래시메모리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노어플래시의 '강자'란 점에서, 이번에 밝힌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이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스팬션은 기업 시스템용 솔루션 전문기업 비리던트와 협력으로 높은 성능과 함께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새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19일 발표했다. 이와 관련 스팬션은 비리던트에 일정 규모 지분 투자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HDD 대체용 아닌 전체시스템 관할
노어플래시는 셀이 병렬로 연결된 방식이고, 낸드플래시는 셀이 직렬로 연결된 구조를 취한다. 기본적으로 노어플래시는 읽기속도가 낸드플래시보다 빠르지만, 많은 용량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어 휴대폰 등 소형기기에 주로 쓰이고 있다. 최근 스마트 낸드플래시가 등장하면서 노어플래시와 성능 면의 격차를 줄이는 가운데, 시장점유율 또한 역전된 상태.
노어플래시의 성능만으론 기업 시스템의 D램을 대체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 스팬션이 새로 내놓은 메모리 솔루션은 SSD처럼 HDD를 대체하는 수단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스팬션과 비리던트는 '미러비트 이클립스' 노어플래시 제품군과 플랫폼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센터 서버의 메인시스템 메모리를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은 서버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돼 빠른 읽기속도와 대용량을 지원하면서도, D램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는 것.
스팬션의 '미러비트 이클립스' 노어플래시의 기가바이트(GB) 당 전력 소모량은 D램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스팬션은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이 대규모 데이터세트를 메인서버 메모리에 저장해, 전체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스팬션코리아 관계자는 "새 메모리 솔루션의 기본적인 구조 등은 그 자체로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현재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다. 스팬션 측의 설명대로라면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을 구축하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노어플래시를 필요로 하지만, 이에 대한 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자세한 언급은 아직 없는 상태다.
◆SSD와 다른 영역 공략
삼성전자, 도시바, 하이닉스반도체 등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은 향후 SSD가 대규모 플래시메모리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하며 만반의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SSD 콘트롤러 및 완제품 제조사, 관련 시스템용 솔루션 회사들도 SSD 기술 개발 및 마케팅에 여념이 없는 상황.
이런 가운데 노어플래시 진영의 1인자 스팬션이 내놓은 프로젝트는 HDD 대체용 SSD보다 더 넓은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SSD 업계는 스팬션의 새로운 메모리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노어플래시 자체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스팬션이 공언하는 성능 및 가격 효율성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의문시하는 모습이다.
SSD 업계 한 임원은 "노어플래시는 성능 면에서 D램을 따라가지 못하고, 저장용량이나 가격 면의 낸드플래시와 경쟁에서도 뒤지고 있다"며 "어떠한 기술과 구조를 활용할지는 모르지만, 뭔가 시장에 통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것이란 점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버트란트 캠보우 스팬션 최고경영자(CEO)는 "비리던트와 협력으로 개발하는 메모리 솔루션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솔루션은 방문자 수가 많은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뛰어난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가진 데이터센터 운영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즈 파렉 비리던트 CEO는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용량 메모리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개발하게 됐다"며 "이로써 서버 통합 및 가상화 성능 향상이 더욱 에너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서버의 총 소유비용(TCO)을 새로운 차원에서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선보이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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