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등록기업이 오는 10월 1일부로 1천개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표적인 신성장산업으로 꼽혀온 게임업종에선 2002년 이후 직접상장 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게임산업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정체를 맞았고 서비스의 성패를 쉽게 예측키 어려운 산업의 특징 때문.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대적으로 게임기업의 상장 심사에 까다로운 잣대가 들이대어지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는 신생 유망게임사들이 국내 증시보다 좀 더 쉽게, 높은 가치 평가를 받으며 상장할 수 있는 일본과 미국 증시로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게임기업 중 한국과 여타 국가에 상장한 곳은 총 16개사. 이중 지난 2003년 5월 코스닥에서 거래소로 이전한 엔씨소프트와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를 제외하면 코스닥 상장사는 14개사다.
이중 게임업종이 주력이라고 보긴 어려운 NHN과 우회상장 기업들을 제외하고 '앞문'으로 들어온 코스닥 등록 게임기업은 네오위즈게임즈·CJ인터넷·웹젠·한빛소프트·액토즈소프트·컴투스·YNK코리아·소프트맥스 등 8개사에 불과하다.
지난 2002년 상장한 웹젠 이후 게임기업의 정식상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게임산업이 대표적인 성장산업으로 각광받아왔고 코스닥이 신성장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이는 다소 의외의 결과이기도 하다.
'앞문'이 막힌 사이에 조이온·티엔터테인먼트·예당온라인 등이 우회상장을 통해 기업등록을 이뤄냈다. 최근에는 중견게임사 하이윈도 디앤에코를 통해 우회상장 하는데 성공했다.
게임기업의 상장이 좀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산업의 성장이 점차 더뎌지고 있는데다 그 특성상 내포한 '불안정성' 때문.
PC 패키지 게임 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소프트맥스 이후 해당 업종의 기업이 코스닥의 문을 밟지 못하고 있고 최근 들어 온라인게임 업종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여되는 자본과 기술에 비례해 그 성패가 드러나지 않고 '한 방'이 터질지 말지 누구도 예측키 어려운 산업의 특성은 "게임주 투자는 카지노에서 베팅하는 것과 같다"는 인식을 일반에 심어주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 2006년 발발한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게임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권준모 게임산업협회장은 "대표적인 수출산업이자 효자종목인 게임산업이 마치 불량식품처럼 오도되고 있는 점이 있어 산업의 앞날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 최승훈 정책실장은 "상장문(門)의 봉쇄는 게임기업에의 투자를 어렵게 하고 이에 머물지 않고 유망게임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유도하는 등 2중의 부작용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6년 3월, 윈디소프트의 코스닥 진입 실패 후 넥슨 엠게임·드래곤플라이·티쓰리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두 해외증시 상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일본 증시 상장으로 가닥을 잡았고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손승철 회장이 일본 시장에 공을 들이며 자스닥 상장을 목표로 했던 엠게임은 일본 상장을 위해 현지에서 회계감사를 2년 연속 받아야 한다는 규정 탓에 코스닥 상장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신 일본법인인 엠게임 재팬을 현지에서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가까운 시일 내에 국내 상장이 가시권에 접어든 곳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와 엠게임·드래곤플라이 정도며 이중 안정권에 접어든 곳은 엠게임 정도다.
이미 한번 상장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와 드래곤플라이는 아직까지 신중을 기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코스닥시장본부가 게임업계의 건의를 수용, 기존 잣대와 다른 심사기준의 도입을 고려하기로 한 것은 주목할만한 변화다. 코스닥시장본부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게임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향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이 판단이 게임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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