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비오는 오후, 제주도 제주시 노형동 현대해상화재보험빌딩 12층에 있는 다음서비스(대표 김철)를 방문했다. 다음서비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음란 동영상이나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댓글을 걸러내기 위해 지난 3월 27일 자본금 20억원으로 설립했다.

126명의 모니터링 요원이 24시간 3교대로 일하고 있었다. 남성도 있지만 직원 대부분은 20~30대 여성. 사장, 관리팀장, 교육팀장 말고는 제주도민이다.
"올해 안에 200명까지, 장기적으로는 1천명까지 늘릴 생각이에요."
김철 사장의 말이다. 다음은 제주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었다.
김철 사장은 "5월말부터 지란지교소프트의 동영상 1차 필터링시스템인 '엑스키퍼'를 적용했다. 이 시스템외에도 1차 담당자, 2차 담당파트장, 3차담당팀장이 걸러내고 있으며 대형모니터 12개를 설치해 혹시 못볼 수 있는 음란물을 잡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이 도입한 '엑스키퍼'는 해당 음란 동영상을 해시 코드로 저장한다. 다음에 누군가 동영상을 올리면 해시코드로 바꿔 지란지교의 음란물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것. 이 때 편집된 동영상도 필터링이 가능하다.
벽면에 있는 대형 모니터에서는 음란 동영상이 나오면 화면에 적색 경보가 뜬다. 시스템과 인력이 힘을 합치니 약 96% 정도는 음란물을 네티즌이 검색하기 전에 걸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자가 방문했을 때 한 직원이 PC 앞에서 음란 동영상을 잡아내고 있었다. 김모씨(여성)는 "1만건의 동영상중 200~300여개가 음란물"이라며 "성기노출외에 야한 비키니 사진 등 음란여부를 판단해야 할 때가 어렵다"고 말했다.

댓글과 카페, 실시간 라이브 방송(베타서비스중인 라이브팟)도 모니터링한다.
댓글의 경우 '네이버', '씨야', '공오공오', '010', '011'같은 전화번호, '반미' 등이 금칙어. 김철 사장은 "광고스팸을 막기 위한 조치이고 조승희 사건 등 시류에 따라 '반미'가 금칙어가 됐지만 사람마다 철학과 생각이 달라 금칙어 선정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시간 라이브 방송은 모니터링 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 방송이 이뤄지는 순간에 주요 화면의 썸네일을 보면서 음란이나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모씨(여성)은 "5초마다 관리자 회면의 썸네일이 바뀌는데 음란물은 방송을 중단하고 사이버명예훼손의 우려가 있을 경우 숨김처리하거나 사용자(방영자)만 보게 비공개 조치 하기도 한다. 사이버가처분이라 해서 상황이 심각할 경우 별도로 알려 퇴장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까페도 쉽지 않다. 지난 번 야후 동영상인 '야미'에 올라온 음란물도 까페에 올려진 걸 퍼나르면서 시작됐지만 개인공간인 블로그나 까페에 심각한 규제를 가하거나 다음만 해도 600만개가 넘는 걸 일일이 뒤지는 건 어렵다.
김철 사장은 "까페는 신고가 접수되는 경우가 많다. 네티즌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신고하면 사이버수사대의 판단이 있을 때까지 못보게 블라인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세상에서 100% 필터링은 불가능한 일.
김철 사장은 "네덜란드 소년의 손가락 하나가 둑을 보호했듯이 '하나가 무너지면 전체가 망가진다(100-1=0)'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소중히 하면서 인터넷세상을 더욱 깨끗하고 즐겁게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타결된 한미FTA에 따르면 포털은 타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미국 기업에 넘겨주도록 돼 있다.
김철 사장은 "다음은 회원가입시 주민번호 공개를 의무화하지 않았지만 회원들이 들어와서 메일만 하지 않고 쇼핑 등 금융행위도 하는 만큼 실명화돼 있는 게 많다"며 "관련 규정을 만들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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