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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정신차려"…협력사 임원들 쓴소리


 

"한국HP는 지난해 시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채널(유통 협력사) 정책을 펴 어려움을 자초했다."

서버와 프린터, PC 등 한국HP의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HP 주요 총판 임원들은 17일 저녁, JW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된 '한국HP 우수 협력사 컨퍼런스 2007'에서 HP의 채널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A 유통 협력사 한 임원은 "HP가 지난해 폈던 채널 정책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흐름을 거스르는 정책이었다"고 혹평한 뒤 "지난해 HP의 x86 서버 시장 점유율이 대폭 줄어들면서 삼성전자나 한국IBM의 기세에 눌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한국IBM이나 한국썬 등이 총판의 2차 유통사(리셀러)들을 확대해주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고 파격적인 성과급과 교육프로그램을 약속하고 있는데 반해, HP는 오히려 총판을 배제한 채 2차 유통사에 대한 자체 영향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전략을 펴왔다고 지적했다.

HP의 이같은 전략은 너무 방대한 유통 협력사들을 정비하고 상호 견제를 통해 건전한 내부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 시행됐지만, 문제는 이를 전담하는 조직이 미흡해 결국 총판에서의 인심도 잃고 충성도 높은 2차 유통사도 많이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이 임원의 설명이다.

또 다른 유통 협력사의 임원은 "지난해 한국HP에서 채널을 담당하는 조직이 대폭 개편됐는데, 채널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사들의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국HP가 '조율자' 위치에 서서 각 유통사들이 담당하는 영역을 적절히 배분하고 시장에서 상호 충돌하지 않도록 배려했어야 하는데, 이를 적절히 수행치 못했다는 것이 이 임원의 지적이다.

이 때문에 유통 협력사들이 기업 시장을 공략하면서 경쟁사와 맞부딪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HP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와 충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는 것이다.

이 임원은 "물건을 잘 팔았다고 성과급을 주는 것만이 채널 정책의 능사는 아니다. 수백개 협력사들이 서로 상도를 지키면서도 이윤을 낼 수 있도록 HP가 지휘자 역할을 잘 담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C 유통 협력사 임원은 "HP가 구매대금상환 기간을 60일로 조정하면서 통상 기업들이 대금 결제를 90일만에 치르는 시장 현실과 맞지 않아, 회사에서 현금으로 차액을 메꾸는 사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임원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십억씩 투자해 1억을 채 남기기도 어려운, 극도로 수익률이 낮은 하드웨어 유통사업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길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임원들은 17일 개최된 '한국HP 우수 협력사 컨퍼런스'가 본래 한국HP의 회계연도 시작인 지난해 11월에 열렸어야 했으나 이같은 채널 정책 수립의 미진함으로 인해 이날에서야 비로소 열렸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입찰 보호 시스템(Deal Protection System)을 비롯해 유통사간 상호 충돌을 방지하는 채널 정책들을 보면서 "올해 이같은 채널 정책이 얼마나 잘 적용되는지 지켜보고 싶다. 그렇게만 되면 HP가 본래 지니고 있던 영업력이 다시 극대화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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