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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폰닷컴, 무선브로드밴드의 '혁명군'


 

얼마전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깔려있는 와이파이(무선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했지만 상용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글은 서버나 브라우저,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았지만 네티즌을 인터넷으로 묶어 중개하는 모델로 전세계 인터넷서비스를 장악하고 있다.

앞의 2가지 사례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정보기술(IT)산업의 부가가치가 통신망(네트워크)이나 소프트웨어같은 특정 자원에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플랫폼으로서의 웹(인터넷)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는 인터넷의 '참여'와 '공유'에 기반한 사업모델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점도 보여주고 있다.

12일 만난 스페인 회사 폰닷컴(www.fon.com)의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사장은 무선랜을 쓰는 사람의 공유정신을 사업화했다.

그는 "내 것을 너와 나눌테니, 너도 나에게 할애해라"라는 컨셉으로 지난 2월 구글과 스카이프, 인덱스 벤처와 세콰이아 캐피탈 등 2개 벤처캐피털 회사로 부터 2천170만달러(한화 약 220억원)을 투자받았다.

폰닷컴의 비즈니스 모델은 다음과 같다.

초고속인터넷에 가입한 네티즌이 내 접속점(AP)을 타인과 공유하기로 하면, 나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의 AP를 쓸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때에 따라서는 자신의 AP를 남이 이용할 때 수익의 절반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경우 나 역시 일정 요금을 내야 한다.

폰닷컴은 이를 중개해주고 수익의 일부를 갖게 된다.

현재는 폰닷컴 홈페이지에서 별도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이를 AP 라우터에 펌웨어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곧 2만원내외의 전용라우터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용라우터를 구입하는 것만으로 전세계 무선랜 AP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모델은 와이브로(휴대인터넷)나 무선랜(WiFi) 네트워크를 깔기 위해 수천억원에서 1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부었던 통신사업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아무리 수백·수천억원을 투자해도 서비스제공범위(커버리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또한 핫스팟을 공유하자던 하나로텔레콤의 요구를 KT가 거부했듯이 통신사업자들에게 커버리지는 자체로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공급자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2006년 5월 1일 한국에서 폰닷컴이 공식서비스를 시작하면 위협에 직면할 전망이다.

네티즌들이 폰닷컴의 한국어 홈페이지에서 전용라우터(2만원내외)를 구입하고 서로 AP를 공유해 간다면, 월3만원 정도의 돈을 주고 통신회사 와이브로나 무선랜에 가입하는 고객은 줄 수 밖에 없다.

KT는 현재 전국적으로 핫스팟존을 1만6천여개 갖고 있다. 또한 와이브로 상용화에 맞춰 외부 길거리에서는 와이브로로, 실내와 기업시장은 네스팟으로 비즈니스 플랜을 가다듬고 있다.

이에따라 '폰닷컴'의 한국상륙은 국내 통신회사들의 무선브로드밴드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를 규제당국(정통부)이 규제할 수 있을까? KT가 약관에서 IP공유기를 제한하듯이 통신회사들의 반격이 있지 않을까?

마틴 바사브스키(Martin Varsavsky)사장은 "전세계적으로 우리의 사업모델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며 "한국의 규제현실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폰닷컴과 통신회사가 상생하는 방안은 없을까?

무선브로드밴드 시장에서는 쉽지 않겠지만, 초고속인터넷 회사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도 있을 전망이다.

폰닷컴서비스는 집에 초고속인터넷만 가입해 있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다. 통신회사 것이든, 케이블TV서비스 업체 것이든 가입해 있다면 그 자원을 활용해 전세계 네티즌들과 AP를 공유할 수 있다.

허진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유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늘리고 싶은 회사나 무선브로드밴드 AP가 한계적인 회사들이 폰닷컴과 제휴하면 신규가입자 유치에 좋고, 수익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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