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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민주-혁신당 합당 논의, 세종시장 선거 읽는 법


[아이뉴스24 강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시작되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중앙정치가 아니라 지역이다. 특히 세종은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도시다. 행정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중앙당의 결정이 곧바로 지역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경선 과정에서 생긴 갈등이 본선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다.

아직 합당은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에서는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다. 논의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판은 흔들린다. 세종시장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합당이 되느냐 안 되느냐보다, 그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선거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합당 논의 이후 세종 정치권의 공기는 분명 달라졌다. 단순히 ‘한 팀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인지, 누가 결정권을 갖는지, 중앙이 어디까지 개입할 것인지 같은 문제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이 변화는 특정 인물의 유불리를 넘어, 세종시장 선거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원팀’이라는 말이 남긴 숙제

이번 논의의 출발은 ‘지방선거를 원팀으로 치르자’는 제안이었다. 겉으로 보면 협력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천권과 조직, 당 운영까지 건드리는 문제다. 이 단계로 들어가는 순간, 지역 정치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충청권에서는 합당 찬반보다 ‘절차’에 대한 걱정이 먼저 나왔다. 중앙당이 빠르게 결론을 내릴 경우, 당원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세종처럼 정치에 민감한 지역에서는 이런 문제가 곧바로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장 선거, 단일화만으로는 안 된다

세종시장 선거는 늘 중앙정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합당이 성사되면 선거 구도가 단순해질 수는 있다. 범여권 입장에서는 유리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양자 구도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기는 것은 아니다. 통합 경선을 하든, 후보를 조정하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특히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공천이나 지분 나누기 방식은 세종에서 가장 반발이 큰 선택이다.

합당 논의가 만든 뜻밖의 변화

그동안 세종시장 선거의 큰 변수 중 하나는 조국혁신당 소속 황운하 국회의원의 출마 가능성이었다. 출마 여부에 따라 표가 갈릴 수도 있고, 단일화 압박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합당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이 변수는 오히려 힘을 잃고 있다. 통합 정당이 만들어질 경우 통합 경선이 불가피하고, 특정 인물을 위한 전략 공천은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가능성이 있는 재·보궐선거까지 고려하면, 세종시장 한 자리를 두고 큰 거래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안에서도 갈리는 선택

이 변화는 민주당 내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합당 논의는 후보들을 두 가지로 나눈다. 외부 변수에 기대는 쪽과, 당내 경선을 전제로 준비하는 쪽이다.

세종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후보들 가운데 일부는 합당 이후의 판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고, 일부는 처음부터 경선을 각오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공개된 움직임만 보면 조상호 전 세종시부시장은 후자에 가까운 사례다.

합당 논의가 길어질수록 선거의 초점은 ‘누가 단일 후보가 되느냐’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후보가 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공천 과정의 공정성과 명분이 중요해질수록, 내부 경쟁을 강조하는 후보 유형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세종은 중앙정치의 실험장이면서도, 공천 과정에는 특히 예민한 도시다. 정당 간 거래처럼 보이는 장면이 많아질수록, 정공법을 택한 행보는 하나의 정치적 자산이 된다. 이번 합당 논의는 누군가에게는 부담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정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 세종은 결과보다 과정을 본다

이번 합당 논의는 단순히 선거 구도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종시장 선거를 바라보는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단일화 여부보다 과정의 정당성, 이길 수 있느냐보다 어떻게 가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세종은 늘 중앙정치의 변화를 가장 먼저 겪는 도시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합당이 되든 안 되든, 혹은 각자 완주하든 분명한 점은 있다. 이 과정에서 누가 가장 흔들리지 않고 판 위에 서 있는지는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종=강일 기자(ki005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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