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구글·애플 양대 앱마켓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결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크로스플랫폼 중심의 환경 변화와 여전히 높은 앱마켓 수수료율 등으로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게임업계의 '탈(脫) 앱마켓'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챗GPT로 생성한 AI 이미지.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be41732927e42a.jpg)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에서 앱마켓을 통한 '인앱결제' 대신 자체 결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
넥슨의 경우 '마비노기 모바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프리시아 전기' 등 인기작을 중심으로 PC런처를 통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며 네이버페이 등 결제수단도 확대하고 있다. 일찍 PC런처를 통한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넷마블은 지급수수료 비중을 2020년 40%대에서 올해 30%대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자체 게임플랫폼 '스토브(STOVE)'를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역시 '로스트아크',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등 인기 게임은 물론, 스토브 입점 인디게임에 자체 결제를 도입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엔씨는 최근 신작 '아이온2'의 매출 90% 이상이 PC 플랫폼 '퍼플' 등 자체 결제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엔씨는 이달 중 자사 모든 게임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역시 자체 결제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블록체인 게임사 넥써쓰의 경우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앱마켓 중심의 결제 구조를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장현국 넥써쓰 대표는 최근 부산 지스타 인터뷰에서 "철옹성 같던 애플·구글의 스토어 결제들이 이제 무너지고 있다"며 "자체 결제가 확대되면서 실제로 스토어 결제가 강제되지 않는 미래가 얼마 안 남은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국내 게임사들은 모바일 게임 위주 성장전략으로 인해 최대 30%에 달하는 양대 앱마켓 수수료를 감내해야 했다. 다만 최근 국내 신작 출시 흐름이 모바일에서 PC·콘솔을 병행하는 '크로스플랫폼'으로 옮겨가는 점, 구글-에픽게임즈 소송을 계기로 미국·유럽이 인앱결제 강제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점이 탈 앱마켓 전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사들이 그간 '앱마켓 순위' 중심의 신작 마케팅을 펼쳤던 점도 앱마켓 종속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프로모션을 통한 매출 순위 조작, 집계 오류 등 앱마켓 순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마케팅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크로스플랫폼이나 PC·콘솔 출시를 우선하는 요즘 신작 환경에서는 앱마켓 순위 홍보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입소문 등 장기적인 팬덤 형성을 유도하는 전략이 선호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 게임사와 달리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능력이 약한 중소·인디게임사의 경우 탈 앱마켓 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결국 구글·애플이 국내 게임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 근본적 원인"라며 "전 세계적으로 앱 마켓 독점 구조가 깨지는 상황에서, 구글·애플이 게임 생태계를 위해 수수료율 문제에 전향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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