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조합장이 수십억원을 가져가는게 말이 됩니까?" "성과급 말고도 (청산법인을) 30개월동안 유지하면서 월급을 가져간다고 해서 왔습니다. 저는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기자가 만난 래미안 블레스티지 일부 조합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했다.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비즈니스 공간 지하 1층.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청산인(조합장)이 총회장으로 들어서자 조합원들의 야유와 고성이 쏟아졌다. 시간에 맞춰 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한 조합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가운데 곳곳에서 소란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조합원인 가족을 대리해 참석한 한 조합원은 "조합장(청산인)이 수십억원 성과급을 챙긴다고 한다. 그런데 왜 안 들여보내주냐"며 "정부 기관 화재로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 못 떼는 거 몰라요? 여기 위임장이랑 신분증 가져왔고 주소지도 (위임자와) 같잖아요"라면서 언성이 높였다.
총회에 참석한 조합원 A씨는 "과거 총회 때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참석했다"며 "성과급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진 영향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이 자금을 모아 조합장(청산인)의 성과급 지급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청산 총회 현장 앞에 일부 조합원들이 '성과급 지급 안건'에 반대하며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다른 조합원들은 똑같은 현수막을 총회장 안에서도 들고 있다. 2025.09.29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a174e17f350fb2.jpg)
이날 래미안 블레스티지 재건축사업조합청산위원회가 개최한 '청산 총회'는 청산 법인을 종료하는 자리로 '정비사업비 정산(청산) 및 감사(성과)금 의결' 안건이 포함됐다. 이 안건은 조합원 1182명(서면결의서 포함 기준) 중 찬성 648표, 반대 534표를 얻어 54.8%로 과반을 넘기며 가결됐다.
조합원 A씨는 "아깝게 이 안건이 가결됐지만, 표 차이가 크지 않다"며 "안건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조합원도 "성과급으로 지급하려는 아파트 1채에 대해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안건 안에는 재건축사업의 이익금 1450억원은 정산해서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고, 일반 분양 됐다가 취소된 전용면적 84㎡ 1가구를 청산위원장(조합장)과 청산위원 등 임원이 입찰 방식으로 매각해 성과급으로 받겠다는 내용이 같이 포함됐다.
조합장 등이 성과급으로 받으려는 1가구는 전용면적 84㎡(30층) 물건으로 3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6월 33억9500만원(18층) 지난 7월 36억3000만원(8층)에 거래되면서 가격이 오름세다. <관련 기사 본지 9월 18일자 '[단독] 래미안 블레스티지 조합장에 '아파트 1채 성과급''>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청산 총회 현장 앞에 일부 조합원들이 '성과급 지급 안건'에 반대하며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다른 조합원들은 똑같은 현수막을 총회장 안에서도 들고 있다. 2025.09.29 [사진=이효정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5a39cb7180486c.jpg)
재건축으로 새로 지은 주택의 소유권이 조합원들에게 넘어가면 조합은 청산인을 선임해 청산법인으로 전환되고 이 법인이 남은 행정업무를 종결한다. 청산인은 조합장이 승계하는 게 대부분이며 래미안 블레스티지도 조합장이 청산인을 맡고 있다.
개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지난 2019년 2월 입주했다. 올해로 입주 7년차를 맞은 1957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아울러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이날 총회 이후에도 30개월간 청산법인을 유지하면서 매년 1억5000만원의 예산을 활용한다는 계획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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