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의 부동산·건설업 부실이 급증했다. 신한은행에선 두 배 이상 증가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서도 큰 폭 늘었다. 태영건설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현실화하며 리스크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10일 경영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9월 말 부동산업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4197억원으로 6월 말 대비 957억원(22.68%)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부동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같은 기간(7·8·9월) 5대 은행의 부동산업 대출은 204조2825억원에서 210조4887억원으로 6조2062억원 증가했다. 1월부터 9월까지로 확대하면 14조원 이상이 늘었다. 2023년 말 이후 증가하던 부실이 상반기 들어 주춤하자, 취급을 늘렸다가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은행별로 신한은행에서 부실이 빠른 속도로 늘었다. 상반기까지 428억원이었던 부동산업 부실채권 잔액은 3분기 들어 89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임대형 부동산에서 거액 부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뒤를 이어 우리은행의 부동산업 부실채권 잔액도 986억원으로 25.56%(252억원) 늘었으며, 하나은행도 21.66%(213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에선 5.3%(46억원) 증가했다.
부동산업과 함께 건설업 부실도 늘고 있다. 농협은행의 경우 부동산업 부실채권 잔액은 소폭 줄었으나 건설업 부실채권은 9월 말 기준 936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103억원)과 비교하면 아홉 배 차이다. 하나은행은 부동산업과 더불어 건설업 부실채권도 830억원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 연체율도 상승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3분기 말 건설업 연체율이 0.83%로 6월 말(0.50%) 대비 급증했다. 하나은행도 0.20%를 기록했다.
박선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금융지원 등으로 이연된 잠재 부실이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시장 부진으로 점차 드러나는 단계"라며 "실질적인 여신건전성은 현재 지표보다 더욱 저하된 수준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는 비주택 미 지방 주택 시장 중심으로 PF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주택 수요에 대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방 주택 분양시장으로 이어지고, 최근 금융기관의 관련 대출 연체, 부실자산 증가가 나타나고 있어 리스크관리에 유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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