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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언팩] "삼성폰 中 부품, 샤오미보다 많다고?"…억울한 노태문 입장은


中 부품 확대 적용 통한 '원가절감' 지적에 "최적 부품 써 최고 제품 제공하는데 집중"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사업부 사장이 중국산 부품 도입으로 '원가 절감'에 주력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국내 기자들과 만나 새롭게 출시하는 갤럭시 S23의 판매 전략과 스마트폰 사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 사장은 1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3(Share the Epic)' 행사 직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산 부품 채용 확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제품 개발 시 여러 부품을 결정할 때 베트남, 중국 등 어느 특정 지역이나 회사의 부품을 고민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철학은 우리 제품을 만드는데 가장 최적의 부품과 솔루션이 무엇인가에 집중돼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최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성능, 사이즈, 공급망 측면 등 이런 여러 가지들을 다 감안한 것"이라며 "중국산 부품도 과거에 어느 만큼의 비중을 둘 지에 대해 크게 고민한 것이 아니라 최적의 부품을 쓴다는 기조에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는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에 비율을 어떻게 바꿀 지를 전략적 목표로 가져가진 않는다"며 "항상 최적의 부품을 써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는데만 목표를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그동안 노 사장이 중국산 부품 도입을 통해 원가 절감 전략을 적극 펼쳤다고 봤다. 또 코로나19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들자, 비용을 줄여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려는 조치였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4' 시리즈의 배터리 공급사로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중국 ATL을 선정했다.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가 3개 협력사 배터리를 한꺼번에 조달하는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출시했던 폴더블폰 배터리 초도 물량은 삼성SDI에서 공급해왔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 고려와 함께 중국발 물류 대란 이후 공급망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배터리 공급업체를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와 ATL은 과거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로 한 때 거래 관계가 끊기기도 했다. 이후 ATL은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와 '갤럭시M' 시리즈에 배터리 공급을 재개했고,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21' 시리즈 제품 일부에도 배터리를 탑재시켰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도 중국산을 적용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저가 모델에 이어 중급 스마트폰에도 중국 디스플레이 탑재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갤럭시M' 시리즈에 BOE와 CSOT의 OLED 패널을 시범 적용한 후 '갤럭시A' 시리즈에서도 두 회사와 손을 잡았다.

특히 BOE와의 협력을 더 강화하는 모양새다. BOE는 지난 2021년 하반기 '갤럭시M52'에 OLED를 공급하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OLED 공급사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지난해 3월 해외서 출시된 '갤럭시A73'와 '갤럭시A23'에도 OLED 패널을 공급했다. BOE가 '갤럭시A' 시리즈에 OLED 패널을 공급한 것은 이 때가 첫 사례다.

BOE와 CSOT는 2021년까지만 해도 양사 합쳐 100만 대도 수주하지 못했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300만 대 이상 물량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OE는 지난 2021년 삼성전자에 약 60만 대의 OLED 패널을 공급했으며 일각에선 지난해 약 500만 대까지 공급량을 늘린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원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듯 하다"며 "지금까지 삼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점차 중국 업체들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듯 하다"고 말했다.

'갤럭시워치5' 실버 40mm [사진=삼성전자]

이 같은 움직임은 '갤럭시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도 관측됐다. '갤럭시워치'는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 생산을 전담해왔지만, 삼성전자는 BOE에 올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워치6' 패널 생산을 정식 요청하고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워치5'까진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이 적용됐다.

또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할 OLED 패널 제작도 BOE와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폴더블폰에 탑재될 중국산 스마트폰 패널 비중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중저가폰인 '갤럭시A', '갤럭시F', '갤럭시M' 시리즈의 일부 모델도 중국 윙텍, 화친 등과 합작개발생산(JDM), 제조자개발생산 등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올해 JDM 물량도 지난해(5천만 대)보다 늘어난 5천986만 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 취임 후 본격화한 JDM 물량 확대 기조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까지 전체 생산물량 중 JDM 비중이 6% 남짓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전체 생산 물량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외주 생산 물량 비중은 기존 연간 10% 수준이었다"며 "올해는 최대 30%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A23'과 중국 샤오미가 지난해 4월 출시한 '레드미노트11프로'를 비교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가격은 비슷하지만 '갤럭시A23'보다 '레드미노트11프로'에 삼성전자 부품이 더 많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서다.

실제로 '갤럭시A23'은 BOE가 만든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반면, '레드미노트11프로'에는 단가가 더 비싼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또 '레드미노트11프로' 카메라에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제작한 108MP 센서가 들어간 반면, '갤럭시A23'의 카메라 센서는 중국 서니옵티컬(순우광학테크)이 제조한 50MP OIS(손떨림보정기능) 메인 카메라가 탑재됐다.

'갤럭시 언팩 2023'에서 '갤럭시S23' 시리즈를 직접 소개하고 있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 [사진=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노 사장 취임 이후 수행된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삼성전자 MX사업부는 2021년 매출 109조2천500억원, 영업이익 13조6천500억원으로 2014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여파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MX와 네트워크 사업부의 매출은 120조8천100억원, 영업이익 11조3천800억원을 거뒀다. 전년보다 매출은 10.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6.6% 감소한 수치다.

노 사장은 "지난해 MX사업부의 실적은 갤럭시 S22 시리즈와 폴더블폰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라며 "수익성은 원자재 가격, 물류비 등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했던 부분 때문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 확보와 관련해선 굉장히 큰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고, 그간 많이 어려웠던 물류 부분도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동안 무리한 원가 절감 전략을 펼친 탓에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라인업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면서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애플에 빼앗겼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00달러 초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전년 대비 5%포인트 오른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2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에서 17%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엔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선두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출하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25%로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20%로 2위로 내려앉았고, 샤오미는 11%, 오포는 10%, 비보는 8% 점유율을 보였다.

삼성이 1위를 지키고 있는 400달러 미만 중저가 시장에선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위협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중저가 제품에 프리미엄급 부품을 탑재하는 등 ‘물량 공세’를 펼치며 이 시장을 상향 평준화시키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겐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국 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9세의 53%는 아이폰을, 44%는 갤럭시를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향후 구매할 브랜드로도 '아이폰'을 선택한 청소년들이 더 많았다.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젠지)' 사이에서의 '아이폰' 인기가 더 높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을 이끌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MX사업부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주요 임원진을 향해 스마트폰 전략의 개편을 요구했다. 최근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에 낀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원가 절감보다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 향상에 신경을 써 달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한 부회장의 이 같은 지침은 지난해 11월 열린 DX부문 경영진 회의에서도 강조됐다. 한 부회장은 당시 "원가 절감에 얽매이지 말고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전 부서가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노 사장은 "올해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것이 수익성 확보의 가장 중요한 키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따라 '갤럭시S23'를 개발할 때 더 집중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폰 판매량은 목표대로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달성하면 판매량과 수익성 확보 모두 다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우리가 가진 강점을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해 이를 판매량 확대로 연결 시킴으로써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미국)=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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