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투자 모태펀드 투자관리전문기관의 초대 사장에 30대 1을 넘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를 지냈던 권성철씨가 선임됐다.
오는 2008년까지 1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모태펀드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한 젖줄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관리전문기관의 인력구성조차 완료되지 않은 실정. 투자금 집행이 지연되고 있어 벤처기업은 물론 벤처캐피털들의 애가 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의 출자 비중이 일반적으로 '펀드 결성금액의 30% 이내'(3년 미만 초기벤처에 집중 투자하는 경우 50%까지 확대)로 한정돼 있다.
이로 인해 펀드 당 출자규모가 50~90%에 이르는 국민연금 벤처투자펀드나 한국IT펀드 등에 비해 모태펀드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함께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을 지원하기 위한 모태펀드의 역할에 대해서는 각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어 권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에게 향후 펀드운용 계획과 문화 분야의 투자 계획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할 일이 많지만 좋고 기쁘다. 그러나 막중한 책무에 책임감도 크다."
-벤처투자 부문 모태펀드의 위탁 운용사 선정 및 투자금 집행시기는?

"조합 관리기관 인력이 확충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관리기관에서 근무할 인력 모집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받아 둔 상태다. 앞으로 일주일 내에 심사를 해서 필요한 인원을 선발하고, 6월 말에서 7월 초쯤에는 본격적으로 투자 대상 선별에 나서게 될 것이다.
19명 정도의 인원이 모태펀드 관리기관에서 일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중 펀드매니저는 5~6명 정도로 구상하고 있다. 이 중 한두 명은 문화 분야의 투자 경험이 있거나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있는 사람으로 선발하고자 한다. 새로 선발할 모태펀드 관리 인력 중 이런 인재들이 있는지 눈 여겨 보고 있다.
나머지 인원은 위험도 관리와 일반기획, 자금운용 등 분야에 배치될 것이다. 여기에는 다산벤처 인수에 따른 후속조치를 맡을 인력도 포함돼 있다."
-위탁 운용사는 몇군데나 선정할 예정인가? 1차 투자금 집행 규모는?
"현재 창업투자사 40여 곳이 지원한 상황인데, 아직까지 몇 곳을 선정할지, 어느 정도 투자금을 집행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출자비중이 30%에 불과한 데다, 투자조합 구성이 지연되면서 모태펀드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다.
사장으로서 공식 업무가 9일부터 시작되는데 아직까지 모태펀드 전반에 대한 외부의 우려에 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대책과 함께 모태펀드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은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가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
-관리기관 운영 기한은 언제까지인가?
"30년이다. 중소·벤처기업을 살리는 일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도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투자는 일관성을 가지고 계속될 것으로 본다."
-문화부의 모태펀드를 중기청이 통합 관리하게 돼 문화분야 투자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런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야가 다르다고 해서 투자의 의의나 목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모태조합과 펀드 설립의 취지는 세 가지다. 지식기반 사회를 지향하고, 산업 성장 및 고용 확대를 위한 활력소를 만들며, 기업가 정신을 전파하는 것이다. 첨단 기술이나 문화·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모두 이 세 가지 취지를 만족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분야별 특색이 있을 뿐 투자 대상으로서 의의는 다르지 않다."
-문화 분야 투자를 위한 계정을 별도로 할당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것은 중기청이 결정할 몫이다. 내가 맡은 역할은 운용대상 자금이 모이면 선별력을 가진 투자조합에 자금을 배분하는 것이다."
-문화 산업계를 비롯해 투자대상 기업은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
"구체적인 투자대상 선별은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조합이나 벤처캐피털이 할 일이다.
우리는 이들 중 우량 투자대상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캐피털을 골라 자금을 투자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대상 선별과 자금 운용 능력을 두루 갖춘 캐피털을 선택하고 모태펀드를 통해 유입된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꼼꼼하게 사후 모니터링 할 것이다. 투자 후에도 철저한 사후 관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문화 분야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고, 투자 수익이 높지 않은 편인데?
"문화 산업이기 때문에 투자 수익률이 낮다는 식의 공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투자성과가 좋지 않은 것은 초기산업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 해당 분야의 산업이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관련 기업들 역시 아직 초기의 성장단계다. 적어도 5년은 지나봐야 해당 분야가 '될성 부른지' 알 수 있는 법이다."
-모태펀드는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자금이지만 문화산업에서는 대기업이나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게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펀드의 성격과 문화 산업 투자 사이의 간극 조율은 어떻게 할 것인가?
"모태펀드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다. 개별기업에 직접 돈을 주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가능성이 보인다면 수백억 단위의 엔터테인먼트펀드에도 얼마든 자금을 배분해 투자할 수 있다. 펀드의 운용방식을 얼마든지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과 문화·지식기반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이 두 가지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우리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고, 실업해소에도 도움을 주는 등 국가 전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모태펀드는 이런 취지에 의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선별력을 가지고 투자해 설립 목적에 맞는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
권성철 신임 사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와 자산운용협회 부회장, 코스닥위원회위원을 거친 금융통이다. 80년대 초까지 국내외 대학 강단에서 투자, 기업금융론을 강의했으며, 메릴린치증권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현대증권 전무로도 재직한 바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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