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6c42ec81d8ed6a.jpg)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지난해 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여야 대선주자의 일거수일투족, 각종 의혹과 이를 둘러싼 진흙탕 공방이었다. 눈살이 찌푸려져도 민심은 '그러려니' 했을 것이다. 어느 정부가 출범하든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 믿었을 테다. 그로부터 1년. 민심은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택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지난 5년 국정에 대한 사실상의 심판이었다. 국민의힘에 더 많은 기대를 건 것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을까. 민심을 등에 업고 중앙·지방권력을 탈환한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100일을 훌쩍 지나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7일까지 극한 내분에 시름하고 있다. 집권 초 여당의 비상대책위원회도 초유의 일인데, 그 비대위조차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법원 판단에 해산했다. 그새 당헌 개정 작업을 거쳐 두 번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9일 '1기 비대위' 출범으로 직을 잃은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같은 달 26일 일부 인용,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됐기 때문이다.
당헌 보완을 마친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수장 물색에 들어갔다. 벌써 몇몇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대내외적 악재에 따른 고(高)물가·고금리 등 민생고 해법이 시급한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해 어떤 당헌을 어떻게 고쳤는지, 두 번째 비대위원장이 누가 될 것인지가 당 핵심 이슈가 된 것이다. 씁쓸한 일이다. 예정대로 내일(8일) 새 비대위가 꾸려져도 이 전 대표와의 법정 공방은 불가피하다. 이미 당 비대위를 공개적으로 '불법'이라고 못박은 이 전 대표는 새 비대위원장이 누가 되든 추가적인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마치 제동 장치 없는 폭주 기관차를 보는 듯하다.
결국 윤석열 정부 첫 추석 밥상머리에는 새 비대위를 둘러싼 당과 전직 대표의 '치킨게임'이 어떻게 마무리될지가 화두로 오를 것이다. 어떤 유권자가 이런 상황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 민심을 외면한 양측의 내분이 길어질수록 국민의 정치 불신과 피로감만 깊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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