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전쟁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이들을 돕기 위해 잇따라 기부에 나서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긴급 구호하기 위해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한 SK그룹에 이어 이날 삼성전자도 난민들을 돕기 위해 600만 달러(약 73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6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에는 가전제품 현물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금도 추가로 전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 중"이라며 "6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적십자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폴란드 법인을 통해 현지 국제 구호단체와 협의를 거쳐 성금을 전달할 방침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 시간) 현재 인접국으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100만 명을 넘었다. 이 중 절반 가까운 45만4천명은 폴란드에 피신 중이다.
이형희 SV위원장은 "SK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회적 재난 극복을 위한 세이프티 넷 구축 등에 앞장서 온 바 있다"며 "SK의 사회적 가치 추구 철학에 따라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 구호 및 인도적 지원에 즉각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외에 KTB금융그룹도 지난 4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실향민과 난민을 돕기 위해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 대표부에 긴급 구호지원금 1억3천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에는 KTB투자증권, 유진저축은행, KTB자산운용, KTB네트워크, KTB신용정보, KTB파트너스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했고, 소속 임직원도 동참했다.
바이오제약기업 메디톡스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구호기금 1억원을 전달했다. 메디톡스는 우크라이나 이맷(EMET)사에 항공편으로 보낸 2억원 상당의 의약품 대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020년 우크라이나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카카오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42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막는 치료식과 우유를 비롯해 치료를 위한 응급처치 키트,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식수정화제와 비누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또 카카오는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이용자들도 함께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해 15만 명이 넘는 이용자들의 호응과 빠른 참여로 현재 약 4억3천만원의 기부금이 조성됐다.
펄어비스도 우크라이나를 위한 긴급 의료 지원금 1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전달했다. 긴급 의료 지원금은 우크라이나 및 주변국 부상자 응급 치료 키트 배포, 원격 의료 교육 제공, 구호 활동 등을 위한 필수 인력 및 물품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문화계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임시완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2천만원을 기부했다. 또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우크라이나 주민을 돕는 '착한 노쇼' 운동에도 참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위치한 숙소를 예약하고 숙박비를 지불한 뒤 방문하지 않음으로써 호스트가 경제적 도움을 받도록 하는 취지다.
장항준 영화감독과 김은희 작가 부부는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며 유엔아동기금(UNICEF)에 3천만원을 기부했다. 장 감독은 지난 2005년, 김 작가는 2012년부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를 후원하고 있다.
이 외에 배우 이영애는 1억원, 그룹 유키스는 1천만원, 가수 겸 배우 양동근은 위로금 1천만원과 6살 딸 조이가 그린 그림을 기부했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나르샤는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천만원을, 개그맨 신현섭도 1천만원을 내놨다.
또 지난 2일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마련한 특별 계좌에는 이틀 만에 8억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문화계뿐 아니라 기업들까지 우크라이나 돕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며 "특히 SK,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이 앞장서 성금을 기부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빠르게 동참할 듯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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