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북극의 가열화(Heating)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1~2019년 북극의 평균온도 상승은 지구촌 평균온도 상승보다 3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촌 평균온도가 1도 상승했을 때 북극은 3도 이상 급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의 분석 보고서보다 더 가파른 수치이다.
북극이사회 산하 북극 모니터링과 평가 프로그램(Arctic Monitoring and Assessment Programme, AMAP)이 최근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내놓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 같은 AMAP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기후변화가 북극 지역사회, 생태계는 물론 극심한 날씨에까지 더 빠르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AMAP는 북극 오염과 기후변화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그룹이다. 정책 입안자에게 여러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북극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과 진단을 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북극의 기후변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극의 온도, 강수량, 적설량, 바다 얼음(해빙) 두께와 범위, 녹고 있는 영구 동토층 등 주요 현상들이 언급됐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특히 1971~2019년 사이 북극의 연간 평균 표면 온도(육지와 해양)는 약 섭씨 3.1도 상승으로 같은 기간 전 지구촌 평균기온 증가보다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AMAP 보고서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런 현상은 북극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극권에서 폭우, 홍수, 해안 침식은 물론 심지어 대형 산불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북극에서 극심한 고온 현상은 증가했는데 극한의 추위는 감소했다. 15일 이상 지속하는 북극 한파는 2000년 이후 북극에서 거의 사라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WMO 측은 “북극에는 약 400만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며 “기후변화는 북극에 사는 사람, 특히 원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쳐 건강, 식량 안보, 교통, 생계, 산업, 인프라와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영구 동토층이 녹고 북극 바닷길이 열리면서 자칫 석유와 가스, 광물 개발 열풍이 뒤따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WMO 측은 “북극의 기후변화로 북극의 석유, 가스와 광물 같은 자원 개발에 대한 접근이 잦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물론 이런 분위기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국제적 공감대로 탄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극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등이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북극의 변화는 북극 생태계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북극 변화는 북반구 고위도 지역에 그대로 뻗어 나간다. 겨울엔 춥고, 여름에 폭염이 이어지는 북반구의 전형적 기후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는 북극 가열화가 무관치 않다.
여름철에는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야 시원한데 그렇지 못하고, 겨울철에는 반대로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오지 말아야 하는데 내려오면서 북반구에 한파 가 찾아온다. 북극 가열화가 전 세계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다. 북극 변화가 전 지구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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