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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태풍 휘몰아친 유통업계…키워드는 '생존과 혁신'


임원 감축 기조 속 계열사 대표 교체 '승부수'…'포스트 코로나' 대비 방점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휩쓸고 지나간 올해 유통업계의 연말 임원인사가 마무리됐다. 대부분 기업에서 임원 감축 등 생존을 위한 조치가 선행되는 가운데, 젊은 계열사 대표들이 대거 포진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단행된 유통업계 정기인사의 키워드는 '생존과 혁신'으로 귀결된다.

이달 10일 발표한 CJ그룹의 2021년 임원인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감지됐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의 대표로 그룹 내 '전략·재무통'인 최은석 CJ 경영전략총괄이 자리했고, 강신호 현 CJ제일제당 대표는 CJ대한통운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CJ ENM에는 강호성 CJ 전략지원총괄이, CJ CGV에는 허민회 CJ ENM 대표가 자리했다. 또 CJ중국본사, CJ푸드빌, CJ프레시웨이 등 다른 계열사의 CEO도 바뀌었다. 신임 임원 또한 지난해보다 2배 많은 38명이 승진했다. 임원들의 평균 연령은 2년 사이 2세 낮아졌으며, 여성 신임 임원도 8명이 탄생했다.

CJ 관계자는 "능력 있는 젊은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그룹 전반의 세대교체에 나섰다"며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포스트 코로나와 뉴노멀 시대에 적극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J그룹을 마지막으로 유통업계의 임원 인사가 마무리됐다.

새로운 경영진 선임, 젊은 임원 발탁 등의 기조는 CJ그룹에 앞서 인사를 단행한 기업들에서도 공통적으로 감지된다.

지난 8월 사상 최초로 여름 임원인사를 단행했던 롯데그룹은 지난달 대대적인 인사 혁신에 나섰다. 임원 직제를 6단계에서 5단계로 슬림화했으며, 임원 수를 전년 대비 80%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마트, 롯데칠성, 롯데GRS 등 주요 계열사의 CEO도 교체됐다.

신세계그룹에도 인사 태풍이 불어닥쳤다. 지난 10월 단행된 이마트부문의 인사에서는 SSG닷컴, 신세계푸드, 이마트24 등 11개 계열사 중 6개 계열사의 대표가 바뀌었다. 특히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SSG닷컴 대표까지 겸임하게 되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일으켜야 한다는 '임무'를 받게 됐다.

또 백화점부문에서는 승진 인원을 전년 대비 크게 줄였고, 전체 임원 중 20%가량이 퇴임함과 함께 본부장(부사장)급 임원 70%가 바뀌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교적 적은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임대규 현대홈쇼핑 대표, 김관수 현대L&C 대표,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 등 새롭게 교체된 계열사 대표들이 모두 50대로 '젊은 인재' 육성이라는 의도를 내비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욱 큰 타격을 입은 뷰티, 패션, 호텔업계에서도 큰 폭의 인사 조치가 이어졌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그룹 전략 및 인사 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인사조직실장을 아모레퍼시픽그룹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요 브랜드들을 별도 사업부로 독립시키는 조직 개편도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김승환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박철규 부문장도 2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또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큰 폭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던 호텔신라도 사상 최초로 승진 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가운데 임원 수를 감축하며 생존을 위한 효율화에 나섰다.

업계는 유통업계의 이번 인사가 비단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악영향만을 이유로 꼽을 수는 없다고 바라봤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업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인재를 앞세우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며, 코로나19는 이 같은 계획을 조금 더 빨리 실행에 옮기게 만드는 촉매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업계에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됐지만, 이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계의 흐름이 변함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조직 육성이 필요했으며,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돼 이 같은 기조가 조금 더 이르게 현실화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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