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노조가 14일 중소SW업체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당 노동시간이 57시간을 넘고, 시간외근무 수당은 꿈도 못꾼다고 한다.
밤샘 작업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고용불안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70%가 미래를 불안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 비IT분야에서 창업을 고려한다는 응답자도 43%나 됐다. 업계 관계자로부터 들었던 IT를 떠나 포장마차를 꾸리겠다는 절박한 푸념이 귓전을 맴돈다.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이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이들이 SW산업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얘기한다. 정부는 SW산업을 육성하자고 떠들고 있는데, 정작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비관론자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이래서는 SW산업에 비전이 있을리 없다. 결과는 안봐도 뻔하다. 위기도 한참 위기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김영두 연구위원은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들이 성장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해당 산업 발전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IT노조는 SW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의 원인중 하나로 대기업과 공공 시장을 틀어쥐고 있는 SI업체들과 SW업체간 불공정한 하도급 구조를 꼽고 있다.
재벌 SI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저가공급과 프로젝트 기간 단축을 요구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SW 노동자들은 혹사당할 수밖에 없다는게 IT노조측 설명이다.
재벌 SI업체들에 의한 IT 유통시장 왜곡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SW노동자들이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SW경영진과 학자들까지도 한국SW산업이 성장하려면 유통시장 왜곡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지 오래다.
이를 감안하면, IT노조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얼핏보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뻔한 얘기일 수 있다.
그럼에도 기자는 IT노조를 주목한다. 상당수 SW업체 CEO들은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에 나서는데 주저하는 것과 달리 IT노조는 적극적인 행동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행동 하나가 100가지 생각을 이기는 법이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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