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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민]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필요한 코스닥


 

하루 걸러 터져 나오는 코스닥 비리를 엄단하기 위해 결국 공권력까지 동원됐다.

24일 많은 투자자들은 비리를 일삼은 코스닥 기업의 대표이사들이 줄줄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이번에 구속된 이들의 행태는 투자자들에게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심각한 문제로 부각된 이슈들이다.

검찰이 이제야 코스닥 기업들의 문제에 대해 메스를 들이대는 데 대해 '만시지탄' 운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검찰의 이번 조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처방'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 초 코리아링크는 대주주 지분이 담보권 행사로 돌연 모두 처분되고 난 직후 부도가 발행했다. 이어 바로 코스닥에서 퇴출됐다.

수많은 소액주주들이 이 회사의 코스닥 퇴출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이들은 회사측과 최대주주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지금도 이들은 인터넷 상에서 동호회를 구성해 이번에 구속된 대표이사의 단죄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검찰의 수사결과 주주들의 의심이 '설'이 아니라 사실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번 수사 결과에 주목하는 것은 이 뿐이 아니다. 그 동안 금융감독원의 고발이 있어야 주가 조작을 수사하던 관행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검찰이 코스닥 기업들을 '한탕'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죄에 나선 것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공권력의 무관심 속에 그동안 많은 이들이 코스닥 기업들을 자신들의 부를 채우는데 이용해 왔다.

소액주주들을 나몰라라 하며 자금을 불법으로 빼내거나 지분을 몰래 팔아치우는 등 공개기업으로서의 기본적인 양식마저 저버린 대표이사와 최대주주들이 부지기수였다.

검찰이나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은 이들은 여전히 또다른 먹이감을 찾아다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이들은 코스닥 주변을 맴돌면서 또 다른 먹이감을 찾아다녔다. 물론 이들이 활개치는 동안 시장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왔다.

게다가 최근 코스닥 업체들을 취재하다 보면 사채 시장의 지하자금이 유입되는 경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꼬리표 없는 자금이 맘대로 활개치는 주식 시장을 깨끗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문제가 된 기업들의 상당수가 사채자금과 연관된 것만 봐도 이 문제가 얼마나 구조적인 것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금도 코스닥 유관기관은 문제 기업 사전 색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지능적으로 행해지는 범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공권력에 의존해 시장의 투명성을 꾀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코스닥이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의 원천이라는 모습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종민기자 cinq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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