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뻑인걸''아싸~ 감사합니다''내놔!'
영화 '선생 김봉두'에는 차승원이 혼자서 고스톱을 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고스톱을 칠 상대가 없는 차승원은 판 위에서 자신이 1인 3역을 하며 위와 같은 대사를 주고 받는다.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던 이 장면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한게임 고스톱의 효과음을 패러디했던 것.
이처럼 온라인 고스톱의 효과음은 오프라인에서 패러디될 만큼 고스톱 게임에서 빠져서는 안될 요소가 됐다. 서로 말을 주고받기 어려운 온라인 게임에서 '쌌다''싹쓸이' 등의 상황에 대한 추임새를 넣어주는 것이 게임의 흥미를 더욱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고스톱 게임에서 사용되는 대표적인 음성효과는 유명 연예인들의 유행어. 현재 엠파스 고스톱에는 강호동, 정준하, 문천식 등 유명 개그맨들의 음성이 효과음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준하의 '내가 고를 못할 거라는 편견을 버려'와 '이건 나를 두번 죽이는 거예요' 등은 이미 많이 알려진 유행어로 적절한 순간에 흘러나와 고스톱의 재미를 높인다. 정준하의 파트너인 문천식의 '나안해, 나안해' 역시 고스톱에서 사용하기 좋은 유행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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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강호동, 정준하, 문천식의 음성 듣기 |
강호동의 현란한 말솜씨는 고스톱 효과음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싸, 유후,빙고' 등 그만의 추임새가 게임의 흥을 한껏 돋운다. 때론 지고 있는 상대를 약올리는 그의 효과음에는 실제로 은근히 화가 난다는 네티즌까지 있을 정도.
최근 '블랑카'라는 이름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어눌한 말투를 흉내내 스타덤에 올랐던 개그맨 정철규의 음성도 센게임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고스톱의 효과음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븐 고 했어요. 블랑카 코리안 드림 이뤘어요'처럼 외국인 노동자의 어투를 따라한 그의 효과음은 게임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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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게임] 블랑카의 어눌한 외국인 노동자 말투 듣기 |
깜찍하고 다양한 단어들의 조합 역시 온라인 고스톱에서는 빠질 수 없는 재미요소.
한게임의 경우 '뻑인걸~''내놔~' 등의 짧은 대사를 이용해 효과음을 만들었다. 얇고 가는 목소리가 특징. 특히나 한 장의 패를 상대에게 뺏겨야 하는 상황에서 '내놔'라는 목소리는 얄밉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야 그보다 즐거운 효과음은 없을 터.
또한 '마님 쌌습니다요~'와 같은 '돌쇠'버전 목소리와 말투도 인기다. 사투리를 이용해 재미를 증가시켜주는 효과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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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임] 고스톱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음성효과 듣기 |
넷마블의 효과음 역시 애교섞인 목소리와 사투리가 인상적이다. 돈을 모두 잃었을 때 '거지됐슈'라는 목소리를 듣고 나면 허탈함보다 웃음이 먼저 나온다. '아뵤''받아라 얍'처럼 귀여운 멘트 역시 게임의 재미를 높여준다. 배한성 등 유명 성우들이 코믹하고 귀여운 목소리로 효과음을 만들어 낸 것이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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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코믹한 성우들의 고스톱 음성듣기 |
스타크래프트의 중계상황을 고스톱에 적용시킨 효과음도 있다. 넥슨의 '스타맞고'에는 스타크래프트의 유명한 캐스터들이 등장한다. 만약 청단을 완성할 기미가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몰래 청단 돌리려고 한거죠? 안됩니다. 저희가 다 중계하거든요'라며 마치 고스톱 상황을 중계해주는 듯한 효과음이 나온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포기를 뜻하는 'GG'라는 단어가 고스톱 게임이 끝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고스톱 게임에서 들리는 'GG~ 경기 끝났습니다'라는캐스터들의 효과음이 꽤나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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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스타맞고의 캐스터들의 고스톱 중계 |
누구나 알만한 목소리를 패러디한 효과음도 온라인 고스톱에서는 인기있는 아이템이다.
땅콩의 고스톱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 패러디가 효과음으로 등장한다. '자, 민주적으로 한번씩 교대로 치시도록 그렇게 하십시요'라며 대통령이 게임 중간중간 등장해 효과음을 넣어준다. 노무현 대통령의 음성흉내로 유명한 개그맨 배칠수가 직접 대통령의 목소리를 패러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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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를 패러디한 효과음 듣기 |
피망의 온라인 고스톱 게임에서는 유명한 외화시리즈 'X파일'의 요원인 멀더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TV 더빙 시 '멀더'역을 맡았던 이규화 성우가 효과음을 넣어주기 때문.
이처럼 다양하고 재미있는 효과음들은 오프라인 고스톱과는 다른 온라인 고스톱만의 매력 요소가 됐다. 어쩌면 이번 추석 각 가정에서 벌어질 고스톱 게임에서는 '선생 김봉두'에서처럼 '뻑인걸''GG~'등의 온라인 효과음이 실제로 터져나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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