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경찰의 고문을 견디다 못해 살인을 했다고 허위로 자백,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피해 당사자 2명에 대한 재심이 결정된 가운데,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부산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문관)는 강도살인 피의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뒤 모범수로 출소한 장동익(62)씨와 최인철(59)씨가 제기한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사건 발생 30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부산고법은 이른 시일 안에 공판 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재판부는 "재심 청구인들을 수사한 수사관들과 검사에 의한 고문 등 가혹 행위 및 허위공문서 작성이 다수 저질러 진 것이 법정에서의 개별 증거조사에서 증명됐다"며 "유죄의 증거가 된 서류가 일부 허위로 작성되었거나 일부 증언이 위증임이 증명돼 재심 재판을 개시하기로 했다"고 재심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려 28년 동안 재판 과정, 재판 외적으로 줄곧 고문을 당했다는 재심 청구인들의 주장이 실제 고문 장면이 연상될 정도로 구체적이고 생생하다"며 "당시 유치장을 같이 있던 다른 수감자들 역시 '재심 청구인들이 수사를 받고 나면 물에 젖어 오거나 고통을 호소했다'는 목격 상황을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재심 청구인이 당시 경찰에서의 자백을 번복하면서 검사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지만, 검찰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점도 지적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사상구 엄궁동 낙동강변 갈대숲에서 30대 여성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부산 북부경찰서는 사건 현장에서 시신 외에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해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1년 뒤인 1991년 11월 8일 부산 사하경찰서는 최씨 등을 별건인 공무원 사칭 혐의로 임의동행해 조사하면서 이들로부터 살인사건의 범행을 자백받았다.
이들이 데이트를 즐기던 남녀를 차량으로 납치해 여성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했으며, 폭행당한 남성은 탈출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1992년 8월 부산지법은 이들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1993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21년을 복역한 두 사람은 2013년 모범수로 특별감형돼 출소한 뒤 "경찰에서 고문과 허위 자백이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은 이들의 '허위 자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이 주목을 받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이 사건의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를 맡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 대통령은 2016년 이 사건을 다룬 SBS 프로그램에 출연해 "35년 동안 변호사를 하면서 한이 남는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들은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2017년 5월 8일 재심을 청구했다. 이후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18년 7월 조사대상으로 선정하고 대검 진상조사단이 조사를 진행해 2019년 4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과 이를 검증하지 않은 검찰의 부실수사라고 결론을 지었다. 이에 최씨와 장씨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지라 믿는다"며 재심 결정을 환영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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