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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웃기는게 아니라 박진감 넘치게 중계하는거죠" ...'스타' 캐스터 전용준


 

스타크래프트 경기를 즐겨보는 팬들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나돈다.

'전용준 캐스터가 중계하는 게임이라면 재미있다.'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맡고 있는 전용준(33) 캐스터. 그는 정말 '재미있는 캐스터'로 통한다. 최근 그가 중계한 경기의 일부분이 인터넷에 확산되면서 그는 큰 인기를 누렸다. 빠른 어조로 진행했던 그의 열성적인 중계가 랩으로 만들어져 'MC 용준'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캐스터이고 '재미있다'라는 평을 듣고 있다고 해서 그가 단지 유머감각을 지닌 아마추어 캐스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아나운서 출신의 캐스터이기 때문.

전 캐스터는 98년 ITV에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입사후 '메이저리그, WWE 프로레슬링' 등 주로 스포츠 중계를 맡았다.

"방송국 재직 시절에는 그냥 시키는 대로 했죠. 스포츠를 중계하라면 하고 뉴스를 하라면 뉴스를 하고."

그는 솔직하게 방송국 아나운서 시절을 회상한다. 게임 중계 역시 그렇게 지시에 따라 맡게 된 것이었다. 덕분에 전 캐스터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게임을 중계하기 위해 일주일 동안 2시간만 자며 게임을 연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여러 영역을 오가는 것보다 하나의 영역에서 전문적이고 싶었다"고 게임 캐스터가 된 이유를 설명한다.

"게임 중계를 시작하면서 게임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러자 게임의 시장성이 보이더군요."

이것이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전문적인 게임 캐스터로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의 예상은 꼭 들어맞았다. 게임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케이블TV 프로그램들이 생겨났고 게임리그도 신설됐다. 결국 그가 '전문적인 캐스터'가 될 수 있는 '밑바닥'이 생겨난 셈이다.

'재미있다, 웃긴다'라는 팬들의 평에 대해 묻자 그는 자신은 결코 '웃기지 않다'라고 강조한다.

"일부러 웃기는 것이 아니라 박진감 넘치는 중계를 하는 거죠." 그는 자신의 중계 스타일을 이렇게 정의한다.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 전용준이 이렇게 흥분하고 있으니 여러분도 화장실 가지 마시고 TV 앞에 꼭 붙어 계십시요'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중계를 듣고 있으면 게임에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니터속 유닛들의 움직임에 그의 격양된 목소리가 따라붙는 이상 시청자는 원치 않아도 게임에 빠져들게 되는 것.

"큰 중계를 맡기 위해서는 신뢰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캐스터의 능력으로 신뢰감과 순발력을 꼽는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중계는 캐스터의 기본이며 프로게이머들의 빠른 손놀림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는 순발력도 캐스터에게는 꼭 필요하다는 것.

그는 또한 "게임캐스터는 '게임인'이라기 보다는 '방송인'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발음, 카메라, 상식처럼 방송인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소양으로 여겨지는 요소를 먼저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 캐스터의 생각이다.

"이미 야구와 축구 등 스포츠에는 '전통적인 중계 방식'이란 것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갈 수 있는 길은 한정돼 있던 거죠."

새로운 영역을 향한 전 캐스터의 도전 정신'은 따라서 보편적인 스포츠 중계와는 어울리지 않았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이 필요했고 게임과 프로레슬링은 그에게 좋은 터전이 됐다.

"가끔 게임이 더 발전할 수 있겠냐며 우려를 나타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즐기지 못해도 볼 수 있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게임이 보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스포츠가 된 거죠."

전 캐스터에게 아직도 게임 중계는 끊임없는 시도로 개척해야 할 분야다. 그래서일까. 각오를 다지는 그의 목소리는 스타크래프트 중계만큼이나 힘차다.

"아직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e-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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