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일단락됐던 바른미래당 내홍이 일주일 만에 다시 터졌다.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로 손학규 대표 퇴진론에 다시 힘이 실리면서다. 손 대표는 오 원내대표를 포함한 반대파를 '계파 패권주의', '수구 보수'로 규정했다. 당권파와 반대파 간 전면전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 퇴진을 전면에 내세워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 경쟁자인 김성식 의원은 현 지도체제를 유지하면서 혁신위원회를 꾸리자고 했었다. 소속 의원 대다수가 체제 안정 보다 손 대표 퇴진을 통한 변화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가 16일 설악무산 큰스님 1주기 추모 다례제 참석 외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자 자신의 거취 문제를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던 손 대표는 오후 3시 30분께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힘 있는 목소리로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 외쳤다. 오 원내대표를 비롯해 안철수계·유승민계 등 반대파를 '계파 패권주의'로 규정한 것이다. "중도개혁 정당 바른미래당이 수구 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적 명운을 걸고 당을 지키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손 대표의 언급에는 반대파가 자신을 당 대표 자리에서 몰아낸 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과 연대 또는 합당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손 대표는 4·3 보궐선거 후 사퇴를 요구한 유승민계를 두고 '한국당 합류설'을 제기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서도 "원내대표 선거는 국회의 대표를 뽑는 선거지 지도체제를 바꾸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반대파는 즉각 반발했다. 손 대표 사퇴를 주장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온 하태경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 원내대표 뽑은 의원들은 졸지에 패권주의자들이 됐다"며 "바른미래당이 자강하고 혁신하고 화합하는 유일한 길은 손 대표 사퇴 말고는 없는데 명예로운 퇴진을 거부한다니 참 안타깝다"고 했다.
하 최고위원은 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손 대표가 우리 당 의원 몇 명을 접촉해 '바른미래당으로 와 유승민 전 대표를 몰아내자'고 했다"고 폭로한 점을 언급, "오히려 당을 깨고 팔아먹으려 한 건 손 대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그런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느냐"라고 반박했다.
하 최고위원을 포함해 향후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특히 손 대표가 사무총장 등 공석인 당직 인선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도 더해질 전망이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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