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동전화 이용자들은 혼란스럽다. '도대체 내 번호에 무슨일이 생기는가?' 궁금해 하고 있는 것.
신문지상에는 연일 '번호이동성'제도로 서비스회사들이 싸운다는 기사들로 넘쳐나고, '010' 번호 통합에 따른 회사별 신규번호가 배정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또 언제부터 언제까지는 A에서 B회사로만 '이동'할 수 있고, 역으로는 안된다고도 한다.
게다가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으로 번호를 바꿀 필요가 없다고도 하고 '010'번호로 강제로 통합한다는 얘기도 한다. 더욱이 정통부는 2007년이나 2008년께면 유·무선을 통합한 새로운 번호를 부여할 계획이라고까지 발표했다.
이쯤 되면 왠만한 전문가가 아니라면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원인은 정보통신부가 번호정책에 대한 청사진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발표하지 않은데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만 요약하면 이렇다. 내년부터 기존 이동전화 가입자는 기존 번호 그대로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다. 다만 6월 말까지는 011 또는 017 가입자만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고 역으로는 안된다. 또 7월1일부터는 011, 017 가입자 외에 016, 018 가입자도 LG텔레콤으로 옮길 수 있고, 2005년부터는 모든 이동전화 가입자가 자유롭게 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서비스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으로 이동전화에 가입하는 사람은 내년부터는 011, 016, 019가 아니라 무조건 010번호만을 받게 된다.
정통부는 단계적으로 010으로 이동전화 번호를 통일시켜나가고, 010 번호 사용자가 전체 가입자의 80~90%가 될 때는 강제적으로 모든 가입자의 번호를 010으로 통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이동전화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010 번호로 바꾸려 할 때 어떻게 할지에 대해 정통부는 아직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는 가능한 번호가 변경되는 부분을 줄이기 위해 기존 번호 앞에 2~9 사이의 번호를 각 사업자에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통부는 이 정책을 12월중 확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번호정책의 종착역이라 할 수 있는 유·무선 통합번호에 대한 정책은 아직 원칙만 있지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없다. 7자리 체계가 될지 8자리 체계가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결국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비록 지금 010번호로 번호를 자발적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번호를 바꿔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정통부는 지금이라도 기존 이동전화 가입자의 010 전환 계획과 일정, 장기적인 유·무선 통합번호 정책을 밝혀 3천300만 이동전화 이용자들의 혼란을 덜어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위해서는 VoIP에 대한 번호정책이 함께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정통부의 고민이 있을 수 있다.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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