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인텔과 AMD가 오는 30일 컴퓨텍스 2017에서 새로운 PC CPU를 공개한다. 인텔이 PC CPU 시장을 반독점하다시피하는 상황에서 AMD의 반격이 매세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이엔드 PC 시장뿐만 아니라 메인스트림에서도 대등한 경쟁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 HEDT에서 맞불, 인텔 i9 vs AMD 라이젠9
최근 대만 디지타임즈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17에서 신규 하이엔드 코어 프로세서 라인업인 'i9'을 공개한다. 인텔은 그간 하이엔드 데스크톱 PC 시장을 HEDT(High end desktop)라 명명하고 이에 대응하는 익스트림 시리즈를 i7에 편입시켜 놨다. 이번을 계기로 익스트림은 고성능은 i9으로 나머지는 i7 라인업으로 각각 나뉜다.
인텔 i9 프로세서는 14나노미터(nm) 공정으로 카비레이크X와 스카이레이크X 아키텍처 기반으로 설계된다. 총 4개 프로세서로 구분된다. 최상위 모델은 i9-7920X는 12코어 모델로 오는 8월에, 나머지 3종인 10코어 i9-7900X, 8코어 7820X, 6코어 7800X는 6월 출시될 전망이다. 최대 44개의 PCle 레인을 지원한다.
i7에 편입되는 프로세서는 2종으로 i7-7740K와 7640K다. 4코어로 작동한다. 오는 6월 출시될 전망이다.
인텔이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이러한 소식에 AMD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AMD는 지난 17일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소비자용 고성능 데스크톱 PC 프로세서 ‘라이젠9’ 코드명 스레드리퍼를 공개했다. 인텔 i9의 대항마로 동일한 ‘9’ 시리즈로 운영된다.
AMD 라이젠9은 16코어 32 스레드의 젠(Zen) 아키텍처 기반 CPU다. HEDT 시장 공략을 위한 확장된 메모리와 입출력 대역폭을 갖췄다. 더 많은 코어와 스레드를 요구하는 익스트림 데스크톱 시장을 겨낭해 내놓은 모델이다. 올해 여름 출시된다.
라이젠9 라인업은 총 9개의 프로세서로 구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위급인 라이젠9 1998X와 1998이 16코어 32 스레드 모델이다. 1977 시리즈 2종은 14코어 28스레드, 1976X과 1956X, 1956은 12코어 24 스레드를 지원한다. 10코어 모델은 1955 시리즈 2종이다.
리사 수 AMD CEO는 "AMD는 여러 시장에 새롭고도 놀라운 제품을 공개해 성장 전략의 2단계를 맞이하고 있다. 또한 AMD는 고성능 컴퓨팅 및 그래픽 기술 모두를 보유한 유일한 회사로, 진정한 몰입 컴퓨팅 및 감각 컴퓨팅(instinctive computing)을 실현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AMD 라이젠 상승세 저지 위해 등장한 인텔 '커피레이크'
인텔은 그간 PC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PC CPU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여러차례 인텔의 아성을 넘어보려 했던 AMD는 지난 10년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AMD는 지난 3월 미세공정화와 신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인텔의 코어 프로세서와 동급의 성능을 낼 수 있는 ‘라이젠’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를 위해 4년간 개발에 매진했다. 6년간 매달렸던 28나노 공정에서 인텔과 마찬가지로 14나노 공정으로 전환하고, 젠(Zen) 아키텍처를 통해 성능을 크게 높였다.
AMD는 인텔을 따라잡기 위해 글로벌파운드리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인텔의 턱밑까지 쫓아오는데 성공했다. 파운드리와의 협력관계가 깊어지면서 차세대 젠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7나노미터 공정까지 로드맵을 완성했다.
AMD 라이젠의 매력은 가성비에 있다. 라이젠7 최상위 모델인 1800X의 가격은 64만원대로, 경쟁모델인 i7-6900K 프로세서보다 약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i7-6900K의 가격은 대략 120만원 안팎이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PC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AMD의 국내 점유율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라이젠 출시 이후 매출기준으로 25%가 넘었으며, 수량면에서도 15%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며, "AMD의 점유율은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 보수적이다. 국내서 이정도의 성과를 거뒀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점유율 반등을 이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속이 타는 쪽은 인텔이다. AMD가 점유율 상승세를 타더라도 격차는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PC CPU 시장에서 급격한 기술개발을 이룰 필요가 없었다. 긴장도가 떨어져 있다. 틱-톡 전략 변화도 이러한 점에 영향을 받았을 수 있다"라며, "경쟁업계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인텔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었던 코드명 '커피레이크' 출시를 3분기로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제품군은 컴퓨텍스 2017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인텔의 진정한 8세대 프로세서는 10나노미터 공정으로 설계될 ‘캐논레이크’로 알려졌다. 지난 CES2017에서 인텔은 캐논레이크로 작동되는 투인원PC를 선보이기도 했다. 올해말 출시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출시될 커피레이크는 캐논레이크 이전에 AMD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해 조기 투입된다. 14나노미터 4세대 공정으로 생산된다. 인텔은 브로드웰에서 14나노 공정을 도입한 이후, 스카이레이크와 카비레이크를 거치며 공정 고도화를 추진했다. 커피레이크는 전작 대비 약 15%의 성능 향상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커피레이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인텔이 메인스트림급 프로세서에 4코어가 아닌 6코어를 적용한다는 점이다. 인텔이 i9 라인업을 신설하면서 기존 익스트림의 하위 프로세서가 i7과 i5 등으로 내려온 결과다. 10나노 공정에 앞서 안정적인 14나노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즉, 데스크톱과 오버클럭킹에 최적화된 모델군을 14나노 커피레이크를 3분기 출시하고 4분기에는 10나노 캐논레이크는 노트북과 저전력을 요구하는 모델군으로 채운다. 이 후에는 오버클럭킹이 가능한 제품군은 10나노에 편승시키는 방식으로 세대 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의 세대교체 타이밍에 AMD는 라이젠3를 3분기 출시, 풀라인업을 완성한다. 노트북 등에 쓰일 라이젠 모바일APU 코드명 레이븐릿지도 출시한다. 4코어 8스레드 기반이다. 전작 대비 절반의 전력으로도 50% 향상된 CPU 성능과 40% 향상된 그래픽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젠과 베가 아키텍처의 조합이 기대된다.
PC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PC CPU 시장에서 경쟁 구도가 재정립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더 늘어났다"며, "아무래도 관건은 가성비가 될 것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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