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빅데이터 기반 행정 본격화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서울시가 정책 수립 초기 단계부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를 예측하는 행정 모델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올해 △도시공간 △교통 △주거·복지 △경제·상권 △문화·관광 등 5대 분야 핵심 시정 사업을 분석해 기존의 일방적 정책 설계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맞춤 정책을 예측·검증하며 추진하는 '데이터 행정 시대'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공 인프라 입지 선정, 교통 소외 해소, 주택 수급 안정, 시장 활성화, 관광객 유입 등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데이터를 적용해 보다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정책 설계 체계를 구축한다.

먼저 시는 '도보 30분 내 모든 생활이 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지역별 인구특성과 보행 인프라 접근성을 분석하고 연령대별 보행속도까지 반영해 필수시설이 부족한 지역을 정밀 진단한다. 도보 5분 내 녹지를 누릴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공원 이용 행태와 공간 분포를 분석하고 지역별 우선 공급 대상을 도출한다. 또 3D 공간정보(건물 높이, 지형 등)를 기반으로 방범 사각지대를 분석해 CCTV·조명 등 방범 인프라 설치 위치도 선정한다.

시는 기존 경전철 노선(신림선, 우이신설선 등)의 개통 전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활편의, 환경성, 일자리 효과 등 다양한 항목을 수치화하고 신규 노선 타당성 평가에 활용해 교통 소외지역 해소에도 나선다.

정비사업과 저출생 해법에도 데이터 분석을 적용한다.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택 공급 공백과 멸실 시기를 예측해 전세 불안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인구·인프라·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양육 친화적인 지역 특성을 분석하고 저출생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이 밖에도 신용카드 결제, 방문객 유입 데이터를 통해 전통시장 이벤트의 실질적 매출 효과를 검증하고 지역 맞춤형 상권 활성화 전략도 마련한다.

외국인 카드 소비와 체류 흐름을 분석해 '누가, 어디서, 무엇을 소비했는지'를 파악하고, 고부가 관광객(MICE, 의료 등) 유치를 위한 전략도 수립할 계획이다. 국제정원박람회, 야외도서관 등 문화 행사의 유동 인구 변화와 이용자 특성을 분석해 방문객 유형별 콘텐츠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 유치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연간 100여 건의 데이터 분석을 수행 중이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민간 데이터까지 포함하는 융합분석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통신 기록, 카드 소비 내역, 생활 인구, 관광 흐름 등 민간 데이터를 포함한 16종의 민관 융합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분석 결과는 시민 안전과 편의 향상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청역 급발진 인명사고 발생 이후에는 도로 인구 밀집도, 도로폭, 보도폭 등을 분석해 보행 취약지에 보호시설을 강화했다.

또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응해 서울 전역의 전기차 등록 현황, 충전소 위치, 인구, 주차장 데이터 등을 분석해 충전기 우선 설치 지역을 필지 별로 도출했다. 이를 실제 충전소 구축 사업에 적용했다.

시는 올해 안으로 분석모델을 고도화하고 2026년부터는 실무에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정책 실행 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에 해당 모델들을 탑재해 자치구에서도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강옥현 서울시 디지털도시국장은 "서울은 데이터를 통해 시민 삶을 예측하고 설계하는 도시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실효성 높은 정책 결정을 위해 데이터 행정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