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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세 할머니 고관절 수술 성공…“삶의 질 포기 못해”


온병원, 고령 환자 수술 2년 새 32% ↑…다학제 협진 필수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올해 102세 A할머니는 지난달 4일 자택에서 넘어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진단 결과는 오른쪽 대퇴부 골절으로 가족들은 수술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워낙 고령인 탓에 마취와 수술을 버텨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할머니의 의지는 단호했다. “삶의 질을 위해 수술을 받겠다”며 스스로 수술을 선택했다.

(왼쪽부터) 김윤준 온병원 부원장과 환자 A할머니 자녀, A할머니가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온병원]

김윤준 부산 온병원 관절센터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지난달 9일 수술을 계획했으나, 수술 전 정밀검사에서 심비대와 폐렴 소견이 발견됐다. 김 부원장은 즉시 이현국 심혈관센터 센터장(심장내과 전문의)과 협진에 나섰다.

이 센터장은 관상동맥 조영술(CAG)로 A할머니의 급성 심내막하 심근경색을 진단하고, 풍선 혈관성형술(PTCA) 시술과 약물치료를 시행했다. 심혈관 질환과 폐렴 증상이 호전된 A할머니는 입원 20일 만에 김윤준 부원장의 집도로 고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윤준 부원장은 “심혈관 질환과 폐렴 등으로 쉽지 않은 수술이었지만, 환자와 가족의 수술 의지가 확고해 척추마취로 고관절 수술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척추마취는 척추강 내에 마취제를 주입해 하반신을 마취하는 방법으로, 전신마취보다 신체 부담이 적어 고령자 수술에 적합하다. 김 부원장은 심혈관센터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킬 수 있었다며 협진을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A할머니처럼 80세 이상 고령자가 ‘삶의 질’을 이유로 적극적으로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다양한 기저질환으로 인해 수술 위험이 높아 외과의뿐만 아니라 심장내과·호흡기내과·마취과 전문의 등이 함께하는 다학제 협진이 필수적이다.

온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과 지난해 두 해 동안 80세 이상 고령 환자의 수술 건수는 32.38% 급증했다. 특히 정형외과 고령자 수술은 같은 기간 4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골절 수술은 지난 2023년 119건에서 지난해 163건으로 36.97% 늘었으며, 인공관절 치환술 등 관절 수술은 17건에서 41건으로 141.7% 폭증했다. 80세 이상 고령자들이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일상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96세 B할머니 사례도 이를 뒷받침한다. B할머니는 지난 2월 경상북도 자택 마당에서 넘어져 어깨와 골반에 통증을 호소해 119 구급차로 자녀가 거주하는 부산 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CT 검사 결과 어깨 골절 진단을 받았으며 고지혈증 외에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다. 환자와 가족은 합병증 위험에도 불구하고 일상 복귀를 위해 수술을 원했고, 김윤준 부원장은 심장내과·호흡기내과 전문의와 협진 후 전신마취로 어깨 골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인공관절 수술은 최근 3년간 약 7.5%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인공관절 수술은 11만8695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80세 이상 환자 비율도 11.9%에서 12.5%로 증가하고 있다.

윤성훈 온병원 관절센터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 고관절은 90% 이상 20년 이상 유지되는 만큼 90세 이상이라도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면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며 “오히려 방치하면 폐렴, 혈전, 욕창 등 합병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 모두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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