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재원 기자] 걱정 반, 설렘 반이었다.
지난 20일, 중부지역 장마가 시작되며 충북 청주시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사전 예약해둔 ‘청주시티 힐링투어’가 취소되는 건 아닐지 걱정스러웠다.
다행히 21일 아침, 경보는 해제됐고, 하늘을 채웠던 빗줄기 또한 보슬비로 잦아들었다.
오전 9시30분, 청주체육관에 도착한 시티투어 버스에는 기대에 찬 관광객들이 올랐다. 첫 목적지는 청주의 대표 역사 유적지, 상당산성이다.
이번 힐링투어는 상당산성, 미동산수목원, 청석굴을 잇는 여정. 전통과 자연, 신비를 아우르는 코스로 구성됐다.

청주체육관에서 상당산성까지는 약 30분 거리. 이동 중 양정희 해설사는 ‘상당’이라는 지명의 유래부터 산성의 역사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도착 후, 우산을 들고 남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길목마다 해설사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역사적 흔적들을 하나하나 짚어냈다.
산성의 중간중간 튀어나온 ‘치성(雉城)’은 몸을 숨긴 채 외부를 감시하던 방어시설이다. 남문엔 세 곳이 있고, 동문과 서문은 자연지형을 활용해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남문에 새겨진 문양과 건축 실명제 기록에 대한 설명이 더해지자, 그저 오래된 성문이던 풍경이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후 서남암문 쪽으로 이동해 청주시 전경을 내려다보려 했지만, 흐린 날씨 탓에 시야가 트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관광객들은 “역사를 들으며 걸으니 훨씬 의미 있게 느껴진다”, “설명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심은 상당산성 한옥마을에서 즐겼다. 전통 음식과 차 한잔의 여유, 그리고 창밖으로 들리는 빗소리는 몸과 마음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다음 목적지는 미동산수목원. 도착하자 숲해설가가 반갑게 맞이하며 유전자보존원으로 이끌었다. 이곳에서는 희귀 수종과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비로 인해 예정돼 있던 맨발 황톳길 체험은 취소됐지만, 해설가는 나무와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발명품을 퀴즈 형식으로 풀며 흥미를 더했다.
정자에 둘러앉아 새소리를 들으며 맡은 나뭇잎의 향은 오히려 황톳길보다 더 깊은 차분함을 선사했다.
이어지는 시간에는 ‘미동산’ 삼행시 짓기와 짧은 시 쓰기를 통해 감성을 나눴다. 웃음을 자아낸 글, 여운을 남긴 글이 어우러지며 분위기는 따뜻해졌다.

힐링투어의 마지막은 청석굴이었다. ‘옥화 9경’의 첫 번째 경관이자, 구석기 시대 사람의 흔적이 발견된 동굴이다. 천연기념물인 황금박쥐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출렁다리를 건너 동굴 입구에 도착하자, 해설사는 ‘청석’이란 이름의 유래, 옥화 9경의 구성, 동굴 주변 지형까지 자세히 들려줬다.
동굴 안은 연중 14도의 온도를 유지해, 들어서는 순간 시원함이 느껴졌다.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자 어둠 속 황금박쥐의 울음소리 신비로움을 더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비로 인해 걷지 못했던 상당산성의 산책길, 미동산수목원의 황톳길, 오르지 못한 청석굴 정상의 정자는 다음 방문에 대한 기대를 남겼다.
이번 힐링투어에는 충북다문화포럼 소속 관광 안내원들도 함께했다. 한 참여자는 “예전에 그냥 지나쳤던 장소들이 해설을 통해 새롭게 느껴졌다”며 “자연 속에서 관광 안내 관련 공부까지 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꼭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소망을 덧붙였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하루의 여정. 이번 힐링투어는 몸과 마음을 정돈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다음엔 어떤 테마의 청주시티투어가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한편 청주시티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청주지역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청남대투어, 힐링투어, 문화도시투어의 3개 코스를 운행하는 정기투어와 25인 이상 단체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수시투어가 있다.
청주시 통합예약 누리집에서 예약하거나, 청주시 관광협의회로 전화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3000원이다. 관광지 입장료와 식비는 별도 부담해야 한다.
*본 기사는 청주시 지원을 받아 기획되었습니다.
/청주=윤재원 기자(yjone7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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