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 후 상장법인의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 방침이 거론되면서 자사주 비중이 높은 상장법인들이 교환사채(EB)로 규제 회피에 나서고 있다. 리파인과 아이마켓코리아(IMK)는 자사주를 전량 EB로 처분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G에코솔루션(옛 KG ETS)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538만7393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의결했다. 교환가액은 최근 1개월·1주일·최근일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초로 1주당 7621원으로 결정했다.
KG에코솔루션의 자사주(714만4394주) 중 대부분(706만1010주)은 지난해 3월19일 KG ETS와 KG스틸홀딩스 간의 합병 과정에서 취득한 합병 신주다.
EB 발행으로 KG에코솔루션의 발행주식총수 대비 자사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4.55%에서 발행 시점부터 3.6%로 줄어든다. 합병 결정 당시 KT ETS와 KG스틸홀딩스의 합병가액이 각각 2만6799원, 454만549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EB 교환가액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KG에코솔루션 자사주 EB를 취득한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등은 오는 7월12일부터 주당 7621원으로 KG에코솔루션 보통주로의 교환청구에 나설 수 있다. 발행주식총수 대비 11.38%에 이르는 물량이다. KG에코솔루션은 자사주 EB 발행으로 자사주 비중을 지난해 말 기준 14.55%에서 3.6%로 대폭 줄였다. 자사주 보고서 공시 의무를 해소했을 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이뤄질 때도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갖춘 셈이다.

자사주 비중이 10%가 넘는 SKC도 자사주 EB 발행에 나섰다. SKC는 지난달 29일 자사주 250만3803주를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을 결정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를 대상으로 했다.
SKC는 자사주 EB 발행으로 자사주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10.04%에서 2.9%로 줄어들게 된다.
자사주 비중이 33%에 달하는 SNT다이내믹스와 자사주 비중이 11%인 SNT홀딩스도 자사주 EB 발행을 결정했다. SNT다이내믹스와 SNT홀딩스는 다음 달 14일 IMM프라이빗에쿼티(파이프솔루션3호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각각 자사주 252만4267주, 43만6404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를 발행한다. EB 발행이 완료될 경우 SNT다이내믹스의 자사주 비중은 32.66%에서 5.5%로 급감한다. SNT홀딩스의 자사주 비중도 11.31%에서 8.6%로 떨어진다.
이에 앞서 한국카본, 리파인, IMK도 자사주 EB 발행을 완료했다. 한국카본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2.22%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EB로 발행했고, 리파인과 IMK는 각각 13.90%, 5.88%의 자사주를 EB로 처분했다. 한국카본과 리파인, IMK 모두 EB 발행을 통해 자사주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췄다. 이 외에도 크레버스, 이스트소프트, 지엔씨에너지 등도 자사주를 대상으로 EB를 발행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 자사주를 보유한 상장법인에 대해 자사주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자사주 보고서에는 △자사주 보유 현황 △보유 목적 △취득, 소각 및 처분계획 △기타 자사주 취득·보유·처분 사항 등을 담아야 한다. 자사주 보고서 공시 의무를 위반할 경우 발행주식 일평균거래대금의 10% 이내에서 공시 위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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