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스마트폰] 중국 신예의 반란, 오포와 비보


中서 화웨이 제치고 1, 2위 오르기도

[강민경기자]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못 보던 얼굴들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2세대 스마트폰 업체로 떠오른 오포(Oppo)와 비보(Vivo)의 이야기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이 두 업체는 지난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란히 4, 5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시장점유율은 오포가 5.8%, 비보가 4.9%였다. 이들의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은 2%대였지만 1년새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이들은 한때 '가성비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샤오미도 제쳤다. 최근에는 '통신업계의 왕자' 화웨이까지 위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오포와 비보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기준으로 지난 3분기 화웨이를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형제기업' 오포와 비보

오포와 비보는 뿌리가 같다. 모두 중국의 억만장자 돤융핑(Duan Yong Ping) 부부가오(BBK)그룹 회장의 손에서 태어났다.

돤 회장은 BBK를 설립하고 DVD 플레이어, MP3플레이어, 게임 콘솔 등을 팔면서 재산을 모았다. 돤 회장은 이후 토니 첸이라는 동료와 손잡고 2001년에 오포를 세운 뒤 독립시켰다. 2009년 설립된 비보는 BBK의 자회사다.

오포와 비보는 모두 2011년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들의 제품 전략은 비슷하다. 중국 젊은이들의 입맛에 철저히 맞춘다. 전면카메라 성능을 올려 셀피(selfie) 촬영에 적합하도록 만들고, 고속충전 기능을 지원해 방전 걱정 없이 사용하게끔 한다.

판매 전략도 같다. 샤오미가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충성고객을 모으는 데 집중했다면, 오포와 비보는 중국 지방 곳곳에 퍼져 있는 중소 유통채널 지원에 힘을 썼다.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70~75%는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한다.

특히 오포는 휴대폰 판매점에 제품 판매 장려금을 타사대비 최대 5배까지 더 지급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휴대폰 판매원이 오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하나 팔 경우 200위안(약 3만4천원) 정도의 금액을 받는다.

반면 타사 제품의 판매 장려금은 약 40위안 수준부터 시작한다.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을 생각하면, 중국의 휴대폰 판매원들은 손님들에게 오포 제품을 강력 추천할 수밖에 없다.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온라인 판매와 SNS 활용 전략은 다른 신규 업체들이 금방 따라할 수 있지만 오프라인 판매 채널은 단기간에 구축할 수 없다"며 "중국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기 때문에 제품과 서비스에 이렇다할 차별화 요소가 없으면 금방 다른 제품으로 옮겨탄다"고 설명했다.

오포와 비보는 크게 비싸지 않은 고성능 스마트폰을 판다. 애플의 아이폰7의 중국 가격은 5천388위안부터 시작한다. 반면 알루미늄 바디, 6인치 디스플레이, 1천600만화소 카메라 등을 갖춘 오포의 R9플러스는 2천999위안이다. 비보의 고사양 스마트폰 X플레이6 또한 4천498위안이다.

이들은 마케팅에도 막대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한때 제품 모델로 전지현과 송중기 등 한류스타를 적극 내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델이 교체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동남아·인도 이어 미국까지 뻗어나갈까

오포와 비보는 아직까지 자국 시장 의존도가 크다. 이 점이 한계다. 가트너에 따르면 오포의 중국 판매 비중은 81%다. 비보의 경우 이 비중이 89%에 달한다. 이들은 점점 포화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도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오포의 경우 올 연말을 목표로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미 오포는 미국에서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팔면서 이름을 알린 업체다. 미국 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오포에게는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오포는 미국 시장에서 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현재 스마트폰 카메라 관련 특허를 1천100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국제 특허는 200개에 달한다.

오포 측은 이와 관련해 "미국 진출과 관련해 정확한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다"며 "올해 안에 진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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