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비린내 때문에"…연어캔 시장, 1년 새 '추락'


마트서 매출 47.2% 급감…제품 리뉴얼 등 소비자 접점 확대 '총력'

[장유미기자] 참치캔을 위협할 정도로 지난해까지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연어캔 시장이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시 초기에는 호기심에 구입했던 소비자들이 맛이나 가격, 활용도 면에서 연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 점차 구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체 연어캔 매출은 지난 2014년 328억5천200만원, 2015년 420억9천6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1~9월 기준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23.3% 감소한 293억3천800만원에 그쳤다.

또 연어캔이 많이 판매되는 명절 선물세트를 제외한 전체 매출 역시 213억4천600만원을 기록한 지난 2014년에 비해 급격하게 낮아져 올해 100억원을 겨우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1~9월 기준 누계 매출은 84억2천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173억5천700만원)과 비교하면 51.5%나 급감했다.

연어캔이 시장의 외면받고 있다는 점은 대형마트 매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로 A대형마트의 올해 연어캔 매출신장률을 살펴본 결과 1월에 전년 동기 대비 33.3% 줄어든 연어캔 매출은 5월 60.9%를 최저점으로 10월까지 매달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감소 폭은 전년 대비 47.2%를 기록했다.

이처럼 연어캔 시장이 올 들어 급격하게 줄어든 이유는 바로 상품을 '대중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어 특유의 비린맛으로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 데다 가격 역시 참치캔 보다 2배 가까이 높아 재구매하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연어는 참치와 질감이 비슷하지만 가열할 때 특유의 비린내가 생긴다"며 "처음에는 업체들이 비린내를 잡지 못하고 훈제형태로 조리된 연어캔 상품을 그대로 출시한 결과 초기에 접한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 구입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인의 식습관상 연어는 참치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져 호기심에 구매했던 고객들의 재구매율이 떨어져 매출이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연어 통조림의 경우 다양한 맛을 가미해 출시되는 등 고객 기호에 맞추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이미 대중화된 참치캔의 명성을 따라잡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3' 연어캔 업체, 리뉴얼로 반격

지난 2013년 CJ제일제당이 '알래스카연어'를 처음 출시하며 형성된 이 시장은 같은 해 사조해표, 동원F&B까지 잇따라 제품을 출시하며 현재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 사의 올 9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CJ제일제당 70.7%, 동원F&B 20.8%, 사조해표 6.4%다.

그동안 각 업체들은 캔 제품 외에도 맛살, 어묵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을 선보이며 연어 시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올 들어 사조해표는 '연어레시피 스테이크', '대림선 스노우연어' 등을 선보였고 동원F&B는 '리얼 연어롤', '리얼연어어묵' 등을 출시했다. 이들은 연어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제품까지 시장 확대를 노렸지만 예상치 않게 연어캔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이를 먼저 살리고자 제품 리뉴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2011년 '프레시안 워터 튜나'로 참치캔 시장에 진출했지만 1년만에 철수했던 CJ제일제당은 연어캔 시장 회복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배우 이서진, 가수 전소미 등을 앞세워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시장을 키웠지만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자 지금은 마케팅 활동보다 소비자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에 더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소비자들이 연어 비린내에 대해 지적한 것을 반영해 최근 양파즙, 녹차분말 등을 넣어 이를 개선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오리지널 제품 외에도 건강한 올리브유, 고추연어, 마요연어 등 5종을 리뉴얼 출시했고 최근에는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알래스카연어 삼각김밥'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2주만에 누적 판매 30만개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들의 취식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연어캔을 활용한 주먹밥, 도시락 등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참치 시장도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었듯 중장기적으로 볼 때 연어캔도 '스팸'만큼 메가 브랜드로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시장 확대를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동원F&B는 지난 21일부터 '맛'과 '디자인' 모두 리뉴얼한 연어캔 제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에는 연어캔 특유의 향과 비린맛을 대중적으로 개선하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레시피 활용이 쉽도록 레시피컷 등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업계 유일하게 고급어종인 은연어(코호연어)로 만드는 '동원연어 오리지널'은 이번에 '동원붉은통살연어'로 리뉴얼 출시됐다. 이 제품은 통살로 담아 식감을 개선했고 대두유 함량을 늘려 더욱 고소한 맛을 살렸다. 디자인적으로도 은연어의 붉은 통살을 강조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알래스카연어로 만드는 '동원알래스카연어' 역시 현재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초 정도에 리뉴얼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3품목, 6가지 종류의 연어캔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사조해표는 작년 5월 제품을 한 차례 리뉴얼했다. 또 앞으로도 소비자들이 친숙하고 맛있게 연어캔 제품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을 개발해 제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어가 한 때 '참치의 대체제'로 떠오르긴 했지만 초반에 가격과 맛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치에 못미친 것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연어캔 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모두가 좋아할 맛을 개발하기 위해 각 업체들이 노력해야 할 뿐 아니라 가격 대비 가치 있는 제품을 선보여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비린내 때문에"…연어캔 시장, 1년 새 '추락'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