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80 스포츠, 완성도 높지만 아쉬운 2%

[이영은기자]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한 이후 3번째로 내놓은 모델이다. 지난 6월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외관을 공개했을 때부터 큰 화제를 모을 만큼 시선을 사로잡은 모델이기도 하다.

G80 스포츠는 '예쁘다'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차다. G80과 닮았지만 풍성한 볼륨감에 듀얼 트윈팁 머플러 등 차별적인 요소를 더해 G80 스포츠만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특히 그물 모양의 매쉬 타입 라디에이터 그릴과 멀티 스포크 타입의 19인치 전용 휠에 시선이 꽂힌다. 블랙컬러로 포인트를 준 사이드미러나 제네시스 로고가 새겨진 헤드램프, 캘리퍼 등 차량 구석구석에 섬세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실내 디자인은 외관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심플하다. 계기판도 센터페시아도 기존 세단과 큰 차별점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운전자의 몸을 촥 감싸주는 스포츠 시트는 이 차가 스포츠 타입의 모델임을 깨닫게 한다.

강렬한 첫인상만큼의 기대감을 품고 차에 올랐다. 서울 강서구부터 경기도 파주까지 약 80km 구간을 왕복하는 코스를 달렸다.

G80 스포츠는 한마디로 시원시원한 가속감이 일품인 차다. 엑셀을 밟는 순간 치고나가는 속도가 폭발적이다. 가속력 만큼은 수입차 브랜드가 내놓은 고성능차와 경쟁할 만하다. 가솔린 람다 V6 3.3 트윈 터보 직분사(GDi) 엔진을 달아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0kgfㆍm의 힘을 낸다. 2톤이 넘는 덩치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가볍고 민첩하게 움직인다.

특히 드라이브 모드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컴포트 모드로 주행할 때는 세단 그 자체처럼 편안하고 점잖게 달린다. 그러나 스포츠로 전환하는 순간 차가 뿜어내는 사운드가 달라지고, 서스펜션도 더 단단하게 조여주는 느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속감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유지한다. 달리다보면 스포츠 특화 모델이라기보다 스포츠 모드를 좀 더 향상시킨 세단을 타는 것 같은 기분이다. 스포츠 모델이 가진 '짜릿한' 주행 감성을 느끼기에 G80 스포츠는 너무 얌전하다는 판단이다.

세단의 강점인 '정숙성'은 G80 스포츠에서도(?) 발현된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여도 엔진은 조용하고,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소음도 거의 없다. 차가 조용한 것은 칭찬할 만 하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안정감이 크다보니 고속 감각이 무뎌진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배기음도 다소 아쉽다. G80 대신 G80 스포츠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분명할 것인데, 이 차는 스포츠 모드로 드라이빙 모드를 전환해도 가상 배기음이 뿜어내는 포스가 다소 부족하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주행 감각도 좀 더 날카로움이 돋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스티어링 휠 등 조향 응답성이 빠르고, 속도감이 있는 상황에서의 코너링도 흔들림없이 잡아주기 때문에 고속에서 안정적으로 다이내믹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장점이다.

패들시프트와 전자식 기어 레버는 조작이 편리하고 성능도 만족스럽다. 기어 레버 뒤에는 드라이브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버튼이 있고, 그 아래로는 차량 조작을 위한 버튼과 조그셔틀이 자리잡고 있다. 전체적으로 심플하게 배치됐다.

G80 스포츠는 제네시스의 강점인 안전주행 보조 지능 '스마트 센스'가 적용, 운전자가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순간에도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특히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차량 유입이 많고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를 내지 못하는 고속도로 주행 상황에서 사용하면 운전자의 피로감을 확실히 덜어준다. 운전자가 지정한대로 앞차와의 거리를 정확하게 유지하고, 차선을 맞추기 위한 자동 조향도 똑똑하게 이뤄낸다.

완성도가 높은 G80 스포츠지만 역시 문제는 가격. 6천650만원에 옵션을 더하면 7천만원이 넘는 가격은 다소 부담이다. 벤츠나 BMW 등 비슷한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입차 선택지가 많은 상황인 만큼, G80 스포츠를 꼭 선택해야 하는 이 차만의 특장점이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