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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70%', "김영란법 시행 이후 경영 어렵다"


중기중앙회, 청탁금지법 시행 30일 중소기업·소상공인 영향조사 결과

[김두탁기자] (사례1) 서울 여의도 중식당 주인 A씨는 청탁금지법 이야기를 듣자 "있는 사람 살고 없는 사람 죽으라는 법이다"라며, "매출이 2/3 감소해 업장을 줄여야 한다고 건물주에 통보해야 하는지 고민 중이다. 단가가 높은 음식은 식자재를 고급으로 사용해서 나오는 가격인데 매번 먹는 음식도 아니고 이렇게 음식점을 죽이다니, 서민이 밥먹고 사는 곳, 열 몇 시간을 꼼짝 못하고 일하는 곳을 죽이는 그런 법이다. 당장 문 닫고 싶다"고 말했다.

(사례2)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화환시장은 얼어붙었다. 일주일에 이틀은 손님이 아예 없다. 작년엔 300개 이상의 주문이 발생했던 지역 언론사 창립행사와 관련해 올해는 지역 통틀어 주문이 10개도 없었다"며, "정말 큰 문제는 직무관련성이 없는 일반 국민들끼리도 선물하면 안 되는 줄 아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향우회나 동창회 등도 아예 선물하지 않으려고 하니 전업을 하거나 품종을 바꿔야 할 것 같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른바 김영란법으로 잘 알려진 '청탁금지법'과 관련해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화훼 도소매업, 농축수산물 도소매업, 음식점업)를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시행 30일 중소기업·소상공인 영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개사 중 7개사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인한 기업경영 어려움 여부에 대해 69.7%의 업체가 어렵다(매우 어렵다+다소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70.8%의 업체는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6개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경영 어려움에 대한 대응으로 업체들은 사업축소(32.5%), 폐업(29.7%) 등을 고려하고 있고, 특별한 대안 없이 상황을 지켜보는 업체도 34.9%에 달해 이들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응답자의 65.3%는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매출감소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감소율은 평균 39.7%로 조사됐다. 고객 수 변화의 경우에도 응답자의 62.3%가 감소했다고 답했고, 이 때 감소율은 40.3%에 달했다.

특히, 공직사회의 청탁·알선, 금품수수, 직무의 사적남용 등의 관행을 없애기 위해 시행된 청탁금지법이 이러한 입법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긍적적으로 응답한 업체는 30.3%에 불과했다. 23.4%의 업체는 잘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46.3%의 업체는 ‘잘 모르겠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청탁금지법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48.0%의 업체들은 '음식물, 선물 등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할 것을 요구했으며, '피해 업종, 품목에 대한 적용예외 설정'(38.0%), '조속한 소비촉진 정책 마련'(37.3%)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김경만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청탁금지법의 부작용이 예상보다 훨씬 커 소상공인들이 감내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법안의 취지를 더욱 살리려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들을 구제할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두탁기자 kd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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