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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고소·메갈'…갈길 먼 웹툰시장


지속적인 수익성·이미지 타격…시장 위축 우려도

[성상훈기자] 불법복제, 표절시비, 소송사건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웹툰업계가 작가와 독자간의 갈등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연이은 시련을 예고하고 있다.

웹툰은 최근 2차 저작물 사업이 활발해지고 있는 와중에 이 같은 잡음이 끊이질 않으면서 자칫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많은 중소웹툰 서비스들이 폐업하고 새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여전히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트래픽 기준으로 랭크가 가능한 국내 웹툰 서비스는 네이버웹툰, 다음웹툰, 레진코믹스, 탑툰, 짬툰 등을 포함해 총 38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웹툰 서비스는 네이버웹툰, 다음웹툰, 티스토어웹툰, 올레마켓웹툰 등 주로 포털과 통신사로 나눠져 있었지만 2013년 레진코믹스가 오픈하고 2014년 탑툰이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유료웹툰 시대를 열었다.

2014년 초 수십개의 웹툰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겼지만 키위툰, 카툰컵, 제트코믹스, 커피코믹스, 판툰 등 많은 웹툰사이트들이 수익 지속에 실패해 문을 닫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작품들이 불법복제를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고 국내에서도 최근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무단 공유가 이뤄지는 등 불법복제 문제는 여전히 뿌리뽑지 못한 웹툰업계 숙제중 하나다.

◆웹툰 불법복제, 기술적 방지 여전히 '전무'

레진코믹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유료 웹툰 불법 복제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혐의자 신원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 일부 검거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사전 방지 외에는 불법 복제를 막을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기술적인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웹툰은 전문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을 통째로 다운로드한 다음 게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웹사이트에 게재된 웹툰을 '스크린샷'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파일(JPG, PNG 등)로 다운로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제는 빠른 속도로 이뤄질 뿐더러 디지털콘텐츠 특성상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이를 막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레진코믹스는 당시 파트너스, 괜찮은 관계, 드러그 캔디 등 14편의 웹툰이 불법 프로그램을 통해 통째로 복제당했고 레진코믹스 외에도 네이버 웹툰, 코미코, 탑툰 등 다른 웹툰 서비스의 인기작품들이 중국과 스페인에 공공연하게 배포됐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추적 프로그램을 걸어놔도 불법복제가 가능한 기술이 진화하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의 경우 최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 화면을 카메라로 직접 촬영해 무단으로 공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불법 콘텐츠 유통에 대해서는 꾸준히 강력한 대응 방법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며 "하지만 웹툰은 콘텐츠 특성상 불법 유통시 빠른 대응이 필요하지만 페이스북의 경우 적절한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이제 해외 이용자들이 국내 이용자를 추월하면서 글로벌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 정부 차원의 저작권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표현자유 vs 청소년보호' 고소까지

지난달에는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웹툰이 '전체 관람가'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골자로 고소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네이버에서 서비스 중인 웹툰 '후레자식'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을 담고 있는데도 '전체 관람가'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후레자식'은 살인을 즐기는 아버지가 자식에게 살인을 가르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보니 이를 지켜본 한 네티즌이 네이버를 상대로 '청소년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고소한 것이 발단이 됐다.

네이버웹툰 에서는 지난해에도 '낚시신공'이라는 작품에서 학생들 간의 싸움에서 전기톱으로 신체를 훼손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연재가 중단된 바 있다. 후레자식도 이번 사건 이후 성인용 웹툰으로 등급이 변경됐다.

이번에 후레자식이 또 한번 도마위에 오르자 웹툰업계에서는 작품에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이 있다면 무부별한 노출은 자제돼야 하겠지만 동시에 표현의 자유 또한 지켜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임성환 웹툰산업협회 회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잔인한 장면에 대한 제도적 보완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창작자와 작가를 보호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플랫폼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해 줄 수 없는지 묻고 싶다"며 "보편의 경계선을 넘나들 수 밖에 없는 창작물의 특성상 웹툰은 '평범한 일상'안에서만 표현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작가 vs 독자 갈등 극으로

앞서 언급한 예는 웹툰 시장의 수익성 악화, 이미지 저하를 야기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메갈리아 사태'는 수십명에 달하는 웹툰 작가들이 독자들을 향해 비난의 칼을 내밀면서 웹툰 '불매(탈퇴)'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을 위축 시킬 만큼 타격이 큰 사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성 혐오 집단으로 불리는 '메갈리아' 활동 작가들이 트위터를 통해 독자를 조롱하는 모욕적인 발언을 언급했고, 이때문에 엠엘비파크, 루리웹, 오늘의 유머 등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서는 한번에 수백건의 유료웹툰 서비스 탈퇴 인증이 줄이었다.

이때문에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작가들에게 SNS 사용을 자제하고 회사에 명확한 피해를 입힐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탑툰도 해당 작가들의 작품을 퇴출 조치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일련의 사태와 관계 없는 작가들의 독자 탈퇴 러시는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그만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많다는 의미다. 시장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최근 '통 메모리즈', '마음의소리', '게임회사 여직원들' 등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 드라마, 웹드라마 등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터라 이같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은 열악했던 만화 시장을 발판 삼아 어렵게 형성된 시장"이라며 "다양한 사건으로 시끄럽긴 하지만 좋은 작품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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