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대기업 전력 직접구매제'에 대해 대기업들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전기를 구매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기업이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도 전력판매시장에서 직접 전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애널리스트는 "'대기업 전력 직접구매제도'를 선택하는 민간기업체는 지금까지도 없었지만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한전의 이익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거의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력 직접구매제도는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전력사용용량이 3만 kVA 이상인 대규모 전기소비자가 한전을 통하지 않고 시장가격에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전력사용용량이 3만 kVA 이상인 고객은 작년 말 기준으로 461곳인데,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전력시장에서 전기를 직접 구매한 업체는 한 군데도 없었다고 윤 애널리스트는 전했다. 시장에서 직접 사는 가격보다 한전을 통해 정부가 승인한 전기요금으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했기 때문.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은 79% 인상된 반면 시장가격을 결정짓는 계통한계가격(SMP)은 큰 폭으로 하락해, 이제 대량 소비자들이 이 제도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평균 산업용 전기요금이 107원/kWh인데, 올해 5월20일까의 평균 SMP는 83원/kWh으로 시장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력을 직접 구매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 제도를 선택할 대기업은 거의 없을 것으로 윤 애널리스트는 진단했다.
그는 "직접구매제도를 선택하면 1년 동안 한전과 다시 거래할 수 없다는 제한이 있어, 향후 1년 동안의 시장가격(SMP+부대비용 20원)이 한전에서 사는 것보다 낮을 것으로 확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시장가격을 결정짓는 변수 중 원/달러 환율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올해 평균 83원/kWh인 SMP가 5%(4원) 이상 오르면, 이 제도를 선택한 대기업이 손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윤 애널리스트는 "대기업의 전문경영자들이 전기요금을 아끼자고 시시각각 큰 폭으로 변하는 SMP를 예측해 이 제도를 선택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SMP는 날씨가 많이 덥거나 추워도 상승하며, 원전 등 기저발전이 불시에 고장 나도 올라간다"며 "대기업들이 이를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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