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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街 PB경쟁]유통업계 新 동력 'PB상품'에서 찾다


[창간16년 기획]①대형마트·편의점, 불황 속 PB상품 경쟁 치열

[장유미기자] 단순히 상품을 팔기만 하던 유통업체들이 이제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앞세워 제조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예전에는 싼 가격에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구입을 꺼렸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선호하는 PB상품을 사기 위해 일부러 특정 마트나 편의점을 찾을 정도다.

특히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들은 불황 속에서도 PB상품들의 매출 호조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또 전체 매출액 대비 PB상품의 비중도 점차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PB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각 대형마트별 PB상품의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이마트가 20.4%, 홈플러스가 28.4%, 롯데마트가 26%로 조사됐다. 편의점 업체별로는 GS25가 35.6%, 세븐일레븐이 35.0%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에서의 PB상품 매출은 급속히 늘어 지난해 두 자릿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실제로 CU에서 PB상품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13년 전년 대비 7.6%, 2014년 9.1%, 2015년 28.9%로 매년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마트 3사의 PB 상품 비중은 20% 수준"이라며 "유통업체가 실제 제조과정에 관여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되는 PB상품 판매 비중은 아직까지 5~1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미국 등 선진국에 있는 유통업체들의 PB상품 매출 비중은 평균 50% 수준"이라며 "이들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발달 수준은 매우 미미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국가별 PB매출 비중은 한국이 5% 수준에 불과한 반면, 미국 18%, 프랑스 28%, 영국 44%로 높다. 특히 영국의 막스 앤 스펜서 PB매출 비중은 100%에 달하고, 독일의 초저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 알디 역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미국 대형마트 코스트코의 경우 단일 PB브랜드인 커클랜드의 매출 비중은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체 브랜드 가치 중 커클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인 7조3천억 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PB상품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이 초기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PB상품 출시에 적극 나서면서 이를 찾는 소비자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PB상품 확대는 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트렌드"라며 "특히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비용구조가 개선되고 기존 점포를 활용한 테스트를 거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면 받던 PB상품, 대형마트 '핵심'으로 부각

국내 첫 PB상품은 1965년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던 '입체 와이셔츠'가 최초다. 이후 신세계백화점은 1980년대 PB 브랜드인 '피코크'를 론칭한 후 자체 브랜드 의류 상품을 선보였다가 2000년 초반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피코크'는 이마트에서 식품 PB 브랜드로 새롭게 선보여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3년 상반기에 론칭된 이 브랜드는 현재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를 비롯한 우수 중소협력업체들이 관련 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PB상품을 처음 선보인 것도 이마트다. 이마트가 지난 1996년 '이플러스 우유'를 첫 출시한 후 다른 유통업체들도 PB상품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으나, 당시 PB상품은 종류도 적고 싼 가격만을 강조하는 제품이 많아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이후 유통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조사 브랜드(NB, National Brand) 못지 않은 PB상품들이 출시되며 존재감이 높아졌다.

특히 이마트는 비교적 높은 가격에 좋은 품질을 앞세운 '피코크'와 초저가형 PB 브랜드인 '노브랜드'를 앞세운 양극화 PB 전략을 펼쳐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마트 '피코크'는 기존 싼 가격에 초점을 맞췄던 일반 간편가정식과 달리 '맛'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제품을 개발해 선보인 결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피코크' 제품을 직접 홍보하기도 해 인지도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

또 지난해 4월 출시된 '노브랜드'는 포장, 디자인, 이름까지 최소화하고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상품 가지수는 250여 개로, 생활용품, 가공식품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반 브랜드 상품과 동급인 '초이스엘', 프리미엄급 상품인 '프라임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세이브엘', 유기농 PB '바이오엘', 생활용품 '리빙엘' 등 PB 브랜드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 2011년 4월부터는 가격 경쟁력과 상품력을 갖춘 '통큰' 브랜드를 핵심 브랜드로 앞세워 현재 총 100여 개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1년 PB상품을 론칭한 후 대부분의 카테고리에서 약 1만3천여 종에 달하는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다. 이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PB 브랜드는 1인 간편식 브랜드 '싱글즈 프라이드'와 의류 브랜드 'F2F', 친환경 브랜드 '웰빙플러스', 일반 상품군인 '파이니스트', '홈플러스', '베이직스' 등 총 6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PB는 유통단계 및 마케팅 비용을 줄여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중소제조업체에게도 사업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판로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유통업체별로 그 규모가 매년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차별화 나선 편의점, 'PB상품'이 한 몫

각 사별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던 편의점 업계는 PB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의 특성상 제조업체의 상품을 유통하다보면 경쟁사와 차별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점포 운영 경영주와 본사의 수익을 높이고자 다양한 PB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다.

업계 1위 CU는 전체 상품 중 약 20~25%인 1천여 개를 PB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PB 브랜드로는 지난 2012년 론칭된 아이스드링크 상품 '델라페'와 커피&디저트 브랜드 '카페겟', PB 통합 브랜드인 '헤이루' 등이 있다. 특히 지난 1월 론칭한 '헤이루'는 CU 매장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타유통채널, 해외진출 등으로 판매 접점도 더 확대될 계획이다.

GS25는 지난 1998년 '함박웃음 맑은 샘물'을 통해 처음으로 PB상품을 선보였다. 이후 삼각김밥, 종이컵 등을 중심으로 '함박웃음' 상품을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PB상품 수를 늘려갔다. 현재는 프리미엄 커피 '카페25', 간편식 '위대한 시리즈' 등 다양한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도시락, 드립커피,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PB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 지난 2010년 약 700여 종만 운영되던 PB상품은 꾸준히 증가해 현재 약 1천100여 종이 판매되고 있다.

더불어 세븐일레븐은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대 지원을 위한 PB상품 해외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말레이시아에 PB상품 9종을 수출한 세븐일레븐은 최근 필리핀에도 상품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비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마케팅은 기본"이라며 "이로 인해 성장성이 정체된 국내 유통환경에서 PB상품 열풍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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