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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컨텐츠]모바일과 성인 콘텐츠의 만남은 필연?


 

모바일과 포르노 민주주의 시대

누드 열풍이 대한민국 연예계를 강타하고 있다. 연예인들 사이에 누드 화보며 동영상을 찍는 것이 유행처럼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성현아 누드가 해킹 당하면서 이후 누드를 찍는 연예인들은 새로운 배포 전략을 세우느라 고심했고 급기야 모바일이 새로운 무대로 떠올랐다. 모바일과 성인 콘텐츠의 만남은 필연인가.

연예인 누드 열풍의 분기점은 엑스타시 복용으로 무덤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성현아였다. 기획사와 본인은 해킹소동으로 실제수입은 예상보다 미미하다고 강변하지만 성현아가 누드로 제2의 도약을 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성현아의 벗기 승부수가 성공하자 비슷하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연예인들이 너도나도 벗겠다고 나서고 있다.

올 초에는 가수 김지현과 베이비복스가, 얼마 전에는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권민중이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벗었다. 이런 바람을 타고 한 명품수입회사에서는 다섯 명을 한꺼번에 벗기는 100억 짜리 초대형 누드프로젝트를 추진중이고 가수 겸 배우 이혜영과 쇼트트랙스타 김동성이 합류 발표를 한 상태다.

나머지 셋을 놓고 세간에서는 김혜수 한채영 김세아 이제니 신은경 등 '몸 좋은' 연예인들이 집중적으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본인들은 펄쩍 뛰며 극구 부인하는 중이다. 그러나 고소영이 세미누드 화보를 찍겠다고 했다가 팬들의 반발로 전면부인의 진화에 나선 것에서 보듯이 '누드'는 이제 한국 연예계의 메인 키워드로 급부상중이다.

모바일로 몰려드는 누드 스타들

본인들은 '예술'이라고 우기는 이 누드사업이 연예계의 핫이슈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급속한 발전으로 벗어봤자 페이퍼북이 고작일 때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돈이 제작자에게 쏟아져 들어온다. 계산하기 쉽게 모바일에서 권민중 사진 스무 장을 한 번 보는데 천원인데 이걸 백만 명이 본다고 생각해 보라. 십억 아닌가.

물론 작은 화면, 낮은 화질, 짧은 시간이라는 모바일 콘텐츠의 삼대약점을 감안해 '돈벼락이 그렇게 쉽게 떨어질 리가 있겠는가,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헐벗은 사진들이 널렸는데...'라고 의심하는 독자라면 꽤 현명한 소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현명한 소비자만 사는 것이 아니다. 유명인이라는 메리트에 기기의 퍼스널한 특성이 더해진 모바일 누드콘텐츠들은 가공할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가수 김지현의 경우 한달 만에 3억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최근 준(June)이나 핌(fimm) 같은 고속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모바일은 누드사업자들의 핵심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넷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킹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고, 사업자간의 수익을 둘러싼 분쟁을 피해갈 수 있고, 미성년자 보호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로운,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을 갖춘 매체인 것이다.

최근 누드를 찍은 권민중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 맛만 보여주고 알짜배기는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이중전략을 취했다. 신출내기 누드업자들 뿐 아니라 기존의 성인콘텐츠 업체들도 앞다퉈 모바일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성인콘텐츠는 각 통신사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 휴대폰을 꺼내 성인인증만 거치면 '후끈' '화끈' 달아오른 시장의 열기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에로비디오의 시대가 가고 IT 에로의 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망설임도 죄책감도 없이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유명여배우가 영화 속의 나체가 자신이 아닌 대역의 것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자신은 절대 안 벗는 배우임을 강조하던 것을 생각하면 연예계의 누드열풍은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다.

쉴새 없이 베드신을 연기하면서 정면 올누드는 한번도 보여주지 않는 여배우를 보면서 우리는 '한국영화는 절대 보지 말아야지'를 얼마나 다짐했던가. 너도 나도 훌훌 벗어 던지는 지금의 누드열풍이 반가운 것은 그 동안 여배우들이 떨어온 가증스러운 내숭이 고까웠던 탓도 클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99년 'O양비디오'가 인터넷 인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던 것처럼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 부는 누드 열풍이 국내 모바일 서비스 발전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O양 비디오를 보기 위해서 전국의 수 많은 아저씨 컴맹들이 인터넷을 익혔듯이 이제는 연예인 누드를 보기 위해서 노땅 폰맹들이 휴대폰 사용법을 익힐 것이므로 그 동안 십대들에게만 한정됐던 모바일 콘텐츠 이용이 전국민에게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럴듯한 이야기다. 고백하자면 평소 만화포르노(일명 '헨타이')에 관심이 많은 본인도 섹스사이트의 유혹에 문전까지 갔다가 번번이 회원가입과 신용카드 결제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되돌아나오곤 했다. 하지만 모바일로 권민중 누드 화보를 보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고 버튼을 누르는 데는 아무 거리낌도 망설임도 없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망설이고 머뭇거릴 시간조차 없었다. 결제를 위한 절차 자체가 삭제돼 있고 성인인증만 하면 바로 콘텐츠에 접속이 가능한 시스템에서는 자기검열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이제 성적자극이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켜기만 하면 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새삼스럽게 성에 굶주린 불쌍한 남녀들의 얄팍한 주머니를 훑어가는 거대통신사와 콘텐츠 제작사들의 상업성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편리하게 자극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발전이다. 그러나 모든 서비스는 소비자가 치른 비용에 대해 응분의 질을 담보해야 한다.

성적 자극도 예술적 감동도 찾아보기 어려운 구태의연한 포즈와 분위기의 조잡한 누드사진과 동영상들을 보면서 나는 그녀들에게 다시 옷을 입혀주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누드사업자와 성인콘텐츠업자들은 하루빨리 소비자를 우롱하는 소재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길 바란다. 반품 환불이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안심하고 있다가는 장사 못하게 되는 수가 있다고 섹티즌의 이름으로 경고하고 싶다.

관음증을 넘어서

섹스에 무심한 성인은 없다. 정말로 진심으로 무심하다면 그건 成人이 아니라 聖人이다. 이차성징을 넘긴 육체적 성인은 누구나 섹스를 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극소수의 혜택 받은 선수층을 제외한 평범남녀들에게 섹스&로맨스가 충만한 삶은 그저 부럽기 그지 없는 남의 일일 뿐이다.

섹스와 스포츠의 가장 큰 공통점은 보는 것보다 하는 것이 백배 즐겁다는 것이다. 그걸 모르는 성인이 누가 있을까마는 섹스가 넘쳐나는 문화에서 섹스에 굶주린 남녀들은 넘쳐난다. 어쩌면 섹스에 굶주린 남녀가 넘쳐나기 때문에 섹스산업이 이토록 번성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휴머니스트를 자처하는 나는 이 오묘한 부조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왔다. 왜 사람들이 날이 갈수록 보는 것에 골몰하는가? 남자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보지 말고 하지 그려?' 나의 학구적이고 진지하기 짝이 없는 질문에 대한 남자들의 대답은 너무나 단순명쾌했다.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여자들이 잘 주지 않기 때문에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수컷의 비애가 생생하게 느껴져 가슴이 저렸다. 여자들에게 물었다. '사실은 너도 하고 싶으면서 왜 안 하느냐'고. 여자들의 대답은 '삘이 안 땡겨서'가 가장 많았다. 돈 많은 남자를 못 만나서라고 대답하는 여자는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여자들이 말하는 소위 '삘'이라는 것이 뭐냐. 남자가 생각하는 섹스는 자극에서 시작해서 배설로 끝나는 행위지만 여자가 바라는 섹스는 자극에서 시작해서 교감으로 이어지는 행위다. 삘이란 교감가능성에 다름 아닌 것이다. 여자들은 이 교감이 가능한 상대를 찾아 촉수를 세운다.

대한민국의 남녀들을 외로운 밤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이 '삘'의 정체를 놓고 왈가왈부하자면 밤을 새워도 모자라다. 하지만 한가지는 분명하다. 상대를 사람으로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상황에서만 생겨나는 어떤 것이라는 것이다. 여자를 '구멍'으로, 점잖게 말해서 피사체로 대상화시키는 남자와는 이 교감이라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터득한 여자들은 삘이 안통하는 남자에게 쉽사리 몸을 열지 않는다.

무슨 얘기를 하든 결론은 여성문제타령과 한국남자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당혹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호주제 폐지가 중산층 이혼녀들의 성적 방종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주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잡설이 의견으로 득세하는 상황이고 보면 열을 안 낼래야 안 낼 수가 없다. 성적 방종이라니... 이럴 땐 걸레도 아무나 닦는 건 아니라는 악에 받친 독설에 차라리 지지를 보내고 싶어진다.

이론은 멀고 휴대폰은 가깝다

연예계 누드열풍이 일파만파로 퍼져서 누드운동회 누드비치 누드시위가 대수롭지 않게 벌어지는 대한민국이 되고, 말도 안 되는 성적 억압과 가증스러운 내숭과 위선을 걷어가주길 바라는 것은 공상에 가까운 순진한 소망이다. 변화와 해방을 원한다면 참여하고 노력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없다. 슬프게도. 성욕이 솟구치고 섹스를 하고 싶으면 자신을 가꾸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물론 정답이다.

하지만 그 절차와 과정은 또 얼마나 귀찮은가. 때문에 우리들은 손에 들린 휴대폰에서 쉽게 자극과 위안을 찾을 것이고 모바일 성인콘텐츠 사업은 번창 일로를 걷게 될 것임은 말해야 입만 아프다. 시비 걸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얄팍한 싸구려 서비스가 판치는 것은 용서 못한다. 모바일 성인콘텐츠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소비자 운동이 활성화돼야 할 시점인 것이다.

끝으로 뜬금 없이 떠오른 공상 하나.

모바일 성인콘텐츠의 발달이 결국 휴대폰 섹스족의 탄생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휴대폰을 보다가 동하면 바로 하는(?) 소비자의 기호와 편리에 부응해 제조사들이 휴대폰을 남성용과 여성용으로 나눠 출시하고 소비자가 자신의 사이즈를 고려해 대중소로 구분된 제품을 구입하는 상상은 터무니없는 과대망상인가?

십년전 시인 최영미는 '나는 컴퓨터와 씹하고 싶다'며 컴섹의 시대를 예고했다. 2003년의 시인은 이제 휴대폰과 그걸 하고 싶다고, 아니 한다고 노래할지도 모르겠다.

/지은숙 콘텐츠 칼럼니스트 jesie@hana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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