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계열사 '업무보고' 통보에도 '거부'

[장유미기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계열사 대표들에게 업무보고 통보서를 보냈지만 롯데그룹은 "'제3자'가 함께 있는 이상 앞으로도 업무보고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기존 입장을 그대로 고수했다.

2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지난 26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사업 현황을 보고하라"는 통보서를 보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부터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단 한 차례도 경영현황을 보고받지 못했다.

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이 다시 시작된 후 신 총괄회장의 통고서를 근거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을 직접 관리하면서 롯데그룹 측이 업무보고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이 이처럼 업무보고를 받지 못한 것은 창업 70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에는 현재 신 총괄회장이 해임한 롯데그룹 소속 이일민 전무 대신 신 전 부회장 측이 지난 20일 임명한 나승기 비서실장이 있는 상태다. 나 실장은 변호사 자격이 없지만 법무법인 두우와 법무법인 화현에서 외국법자문을 역임한 것 때문에 오해가 생겨 가짜 변호사 자격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롯데그룹은 비서실장 '해임 무효'를 주장하며 집무실 인근에서 여전히 이 전무와 경호 직원들을 계속 대기시켜 놓고 있다. 또 신 전 부회장 측의 방해로 인해 계열사 대표들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등의 업무가 방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언제든지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롯데와 전혀 관계 없고 회사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보고를 받거나 보고에 배석하는 경우 회사 기밀사항이 3자에게 유출돼 이사의 비밀유지 의무 위반 등의 우려가 있어 보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롯데와 전혀 관련 없는 제 3자들의 배석 등 장애가 해소된다면 언제든 보고할 것"이라며 "신 총괄회장이 통보서를 보냈다고 해도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 삼는 요소가 해결되지 않으면 업무보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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