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투표할 권리를 달라!'
대한민국 15~19세 청소년 346만명의 반란이 시작됐다. 청소년들이 의회를 구성해 기존 정치권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지난 1일 전국 99명의 청소년 대표들은 사이버 공간을 구축했다. 이름은 대한민국 청소년의회(www.youthassembly.or.kr).

5월 2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2만3천여명의 선거인단을 통해 99명의 초대 청소년의회 의원이 확정됐다. 대학생 1명을 포함해 고등학생 84명, 중학생 14명이다. 남성이 42명, 여성이 57명이 당선돼 '우먼파워'가 두드러졌다.
사이버 투표를 통해 선출된 99명의 전국 의원들은 청소년문제에 대해 앞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아 내겠다고 선포했다.
제도 정치권의 정치개혁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거 연령을 현행 만 20세에서 18세로 낮춰달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유세기간동안 후보들은 비장한 각오까지 내비쳤다.
한 후보는 "물 한방울로는 바위를 부술 수 없다. 하지만 물 한방울 한방울이 모여 시내가 되고 다시 강이 되고 끝내 넓은 바다를 이뤄낸다면 파도로 바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청소년의 단결을 호소했다.
다른 후보는 "우리들의 권리찾기를 위해 선거권과 피선거권 획득을 위한 연령 조정을 제안한다"며 "청소년의 의견을 토대로 선거연령을 점차 낮춰 청소년의 정치참여와 정책결정을 보장받자"고 주문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동당 등은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18세 국민은 병역과 납세의 의무(고등학교 졸업 이후 직업을 가진 경우)를 지고 있다. 의무가 있는 반면 선거권 등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항변이다.
청소년의회 초대 의원들의 대부분은 "선거연령 인하의 논의 주체는 우리들"이라며 "선거연령과 관련된 지금의 논의는 당사자인 우리와 관계없이 제도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청소년관련 법률이 만들어지고 개정됐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이유는 논의의 중심에 당사자인 청소년이 빠져 있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자신들의 목소리를 지금부터라도 내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제도 정치권과 한국 사회에 어떤 울림으로 다가갈지 궁금해 진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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