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국내 여행전문 A업체는 미국의 구글 사이트에서 주요 키워드로 검색을 해도 첫 페이지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올초 검색엔진최적화(SEO) 작업을 한 뒤에는 1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보이기 시작했다.
식품판매 전문 B업체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 B업체는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검색할 경우 첫 페이지에 보이지 않았지만 SEO을 한 뒤 '한국식품사이트'로 검색하면 1페이지에 4번째로 보이기 시작했다. 한달간 트래픽도 3배 가량 증가했다.
구글과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 시 상위에 노출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맞춤 구성해주는 'SEO'가 기업 마케팅 수단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SEO란 웹 검색 결과 첫 페이지, 즉 자연검색 결과의 10위 안에 자사 웹페이지가 게재되도록 하는 일련의 작업을 말한다. 보통 검색 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을 하면 검색엔진은 웹사이트를 크롤링(인터넷상의 문서를 수집해 검색 대상의 색인으로 포함시키는 기술)한다. SEO는 이때 자사 웹사이트가 검색엔진에 효율적으로 색인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작업이다.
SEO는 구매결정 과정에서 '검색'이 갖는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 수출을 고민하는 기업에는 더욱 필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나온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활성화된 편이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접근이 더뎠다.

◆구매결정 '검색'이 좌우
SEO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배경은 구매결정 과정에서 검색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홍보대행사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이 발표한 'Contents Matters 2015- 소비자의 구매행동과 디지털 콘텐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보채널은 '지인추천(21%)'과 '검색엔진(15%)'이다.
게다가 다음은 홈페이지(12%), 리뷰사이트(12%)로 검색엔진과 연동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색엔진의 비중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9개국 4천여 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됐다.
같은 맥락에서 구글은 이미 2011년 무렵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하기도 전에 검색을 통해 먼저 판단을 한다는 'ZMOT(Zero Moment of truth)'이라는 개념을 발표하기도 했다.
박세용 어센트코리아 대표는 "5년 전엔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5번 방문했지만 지금은 1.4회만 간다"고 설명했다.

◆'SEO'로 수출길 모색
이런 이유로 해외 수출을 고민하는 기업에 SEO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SEO가 이뤄지지 않아 해외 검색사이트에서는 검색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박세용 대표는 "시절이 바뀌었다"면서 "해외 디지털 환경이라는 문법에 맞춰 마케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SEO는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을 포함한 마케팅 수단 중 투자대비수익(ROI)가 가장 좋은 편으로 평가된다.
아운코리아마케팅 신기수 해외마케팅 본부장은 "사람들은 검색결과 상위에 노출된 브랜드를 '리더' 브랜드로 인식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또 사이트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방문자를 늘려 구매전환율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국내는 시작 단계일 뿐
SEO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국내 SEO 업계는 성장이 느린 편이다.
국내의 경우 어센트코리아, BA컨설팅, 검색엔진프로모션(SP), 유엑스(UX)코리아 정도만이 SEO 사업을 진행한다.
반면 일본은 아운마케팅, 시스템소프트, 풀스피드, 아이랩(irep) 등 이 분야에 특화한 회사들이 상장까지 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4개 회사가 일본 SEO 시장의 30% 가량을 점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SEO 전문회사라 부를 만한 곳이 거의 없다"며 "웹에이전시에서 서비스의 일환으로 SEO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검색시장을 장악한 네이버가 검색결과에서 블로그와 카페, 지식인 등 자체 콘텐츠를 먼저 드러내다 보니 굳이 SEO를 할 필요성이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본부장도 "SEO의 개념이 없다보니 웹 콘텐츠가 없고 콘텐츠가 없으니 SEO의 효과가 반감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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