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RCS' 감청설비냐 '갑론을박'


최양희 미래 "유형의 기기만 감청설비, RCS는 아냐"

[허준기자]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감청용 원격조정시스템(RCS)이 감청설비냐, 아니냐를 두고 국회 공방전이 벌어졌다.

여당과 정부는 'RCS'가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감청설비에 해당한다고 맞서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여당과 정부는 감청설비가 하드웨어(HW) 등 기기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SW)인 'RCS'는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야당은 소프트웨어도 감청설비에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법 조항이 미비하다고 해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 "RCS는 감청설비 아니다"

27일 열린 국회 미방위는 'RCS'의 감청설비 여부를 놓고 기세싸움을 벌였다. 이날 여야의원들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RCS'가 감청설비가 맞느냐고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이같은 공방전은 감청설비를 국내에 도입하는 사업자나 정부부처는 반드시 미래부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국정원의 RCS 구매를 대행한 나나테크가 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RCS가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감청설비는 유형의 설비"라며 "(RCS같은) 소프트웨어는 무형이라서 감청설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최양희 장관의 발언에 힘을 더했다.

김희국 의원은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장관이 명확하게 답변할 필요가 있다"며 "법에는 하드웨어만 감청설비만 포함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다른 의원들의 질문에 명확히 대답하라"고 강조했다.

◆야당 "SW도 당연히 감청설비, 법적 미비 보완해야"

이같은 최양희 장관과 여당의 주장에 야당 의원들은 '궤변'이라고 질타했다. 국정원이 감청을 위해 구매했는데 감청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 야당 측의 주장이다.

우상호 의원은 "소프트웨어가 감청설비가 아니라면 누구든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겠다"며 "통신비밀법의 취지는 일반인이 마음대로 감청설비를 들여와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인가를 받도록 한 것인데 법적으로 하드웨어 장비가 아니라서 감청설비가 아니라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호창 의원은 "소프트웨어를 국내로 들여올때 USB나 CD를 통해서 들여올 것 아니냐"며 "충분히 법률적으로 해석이 가능한 내용을 가지고 설비냐, 아니냐를 가지고 위법이냐 아니냐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희 의원도 "최양희 장관이 주장하는 감청설비 법 조항은 지난 1993년에 만들어진 조항인데 지금은 2015년이고 그동안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며 "법 조항을 그대로 놔둔 것이 오히려 직무유기인데 국회에 와서 직무유기를 한 것을 자랑하고 있으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최양희 장관은 법 조항 미비라는 지적에 대해 "소프트웨어로 감청설비 인가를 신청한 사례가 최근 5년간 한건도 없다"며 "소프트웨어를 감청설비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는 만큼 보완할 수 있는지 국회, 관련기관과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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