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친구에게 딱 맞는 회사를 추천하세요. 채용이 되면 회사가 당신에게 보상을 해줄겁니다."
구직이 쉽지 않듯, 구인 역시 쉽지 않다. 그런데 만약 구인에 나선 회사와 그자리에 걸맞는 인재를 동시에 잘 아는 사람이 추천을 한다면?
온라인을 통해 기업과 인재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원티드(wanted)'는 얼핏보면 헤드헌팅과 유사하다. 하지만 IT업체가 인재를 찾아나설 때 IT업계 종사자들이 '지인' 중에서 맞춤 인재를 찾아 직접 추천한다는 점은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복기 원티트랩(WantedLab) 대표는 "구직에 소극적인 인재를 찾아주는 헤드헌터들은 해당 분야에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 회사가 헤드헌터들에게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인사담당자 등 60% 이상이 업계 전문가가 추천하는 사람을 채용할 때는 신뢰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서비스"라고 말했다.

원티드랩은 원티드를 통해 구인을 하고 싶어하는 기업 정보를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다. 원티드는 이를 접한 사람들이 지인 중에서 해당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고, 채용이 성사되면 추천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해당 아이디어가 나온 것은 2015년 1월. 각자 별도의 스타트업을 하던 4명의 공동창업자가 모이면서 'SNS를 이용한 인재찾기'를 콘셉으로 한 원티드란 서비스가 완성됐다. 각자 다른 삶을 살던 4명이 모이는 과정 자체가 원티드의 서비스 구조와 유사했던 것.
엑센츄어에서 IT전략 프로젝트를 6년간 담당했던 이복기(36) 대표는 2013년 회사를 나와 창업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지인의 소개로 공동창업자 황리건(35)씨를 만났다. 이후 황 공동창업자의 대학 선배인 허재창(36)씨가 원티드랩에 합류했다.
마지막 공동창업자인 김세훈(27)씨가 원티드랩에 들어온 과정 자체는 원티드란 서비스를 탄생시킨 계기다. 디자이너가 필요했던 원티드랩이 황 공동창업자의 제안으로 페이스북에 보상금을 걸어 디자이너를 공개모집한 끝에 김 공동창업자와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 대표는 "공동창업자 4명이 IT업계에 종사한 경력을 다 합치면 30년"이라며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지인들을 직접 만나 원티드에서 구인을 해줄 것을, 그리고 추천인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황리건 공동창업자는 대학교 3학년 이후부터 NHN에서 개발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개발자 행사 업무를 담당했다. 허재창 공동창업자는 게임빌 등을 거쳐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김세훈 공동창업자 역시 비슬로우 창업팀을 거쳐 벤진을 창업하는 등 공동창업자 4명 모두 IT업계에 잔뼈가 굵다.

원티드랩은 지난 3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원티드를 테스트를 한데 이어 4월에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현재까지 원티드에 채용을 의뢰한 벤처는 스타일쉐어, 포잉, 망고플레이트, 카울리, 빙글 등 25개로 총 100여개의 구인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구인을 원하는 기업이 원티드랩에 맡기는 의뢰금은 1년 미만의 신입의 경우 100만원, 부장 이상은 1천만원으로 단계별로 나뉜다. 채용이 이뤄졌을 때 추천인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의뢰금에 따라 평균 150만원~400만원이다.
이 대표는 "추천인 본인의 이름을 걸고 지인을 추천하는 것이라 좋은 사람들이 인재풀로 들어오고 있다"며 "30~40명이 추천을 받으면 그 중 5~10명이 채용된다"고 말했다.
만약 추천을 받았지만 본인은 이직 의사가 없다면 자신의 지인을 추천해줄 수도 있다. 이른바 '멀티홉(Multi-hop)' 방식을 통해 적합한 인재가 나타날 때까지 기업과 인재를 매칭할 수 있는 것. 보상금은 채용이 이뤄진 사람을 추천한 마지막 추천인이 받는다.
이외에도 원티드랩은 공동창업자들이 발로 뛰어 모은 100여명의 인재풀을 보유하고 있다. 원티드랩 구성원들은 NHN, MS, 엑센츄어 등에서 일할 때 만난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지인 추천을 받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이 대표는 "구인에 나선 기업들이 특정 회사 출신을 채용하길 원하는 경우도 있다"며 "다양한 기관 들을 통해 좋은 인재풀을 구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원티트랩의 목표는 글로벌 취업에 도전하는 것이다. 원티드라는 서비스를 통해 능력있는 우리나라 개발자가 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도록 돕는 것.
이 대표는 "구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스파크랩스랑 협의해 글로벌로 진출하려 한다"며 "6월 중순에 데모데이를 선보이고 투자를 받아 글로벌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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