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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PC 백신설치 의무화, 수혜자는 외국계 백신 업체들


 

정보통신부가 정보보호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PC 출고단계부터 백신설치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하자 백신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코스닥에 등록된 백신업체의 주가가 올랐으며, 증권사에서는 이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단기 매수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우리증권은 이번 조치로 연간 360억원 가량의 신규 시장이 창출되며,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180억원 정도의 신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백신 PC 번들 시장을 미는 만큼, 백신업체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지고 번들 시장 역시 확대될 것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작 백신 업계와 전문가들은 진짜 수혜자는 시만텍과 트렌드마이크로같은 외국계 백신업체라고 지적한다.

또한 실질적인 파급 효과는 내년께야 알 수 있을 것이고,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개인 대상 백신시장을 죽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PC 번들, 큰 돈 되지 않는다

그동안 PC에 백신을 번들로 공급한 것은 시만텍 뿐이었다. 시만텍은 90년대 말부터 삼성전자, LG IBM, 현대멀티캡, 대우, 삼보, 나래해커스, 컴마을 등 PC 제조사를 통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자사 백신인 ‘노턴 안티바이러스’를 공급하고 있다.

한 PC당 공급가는 제조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100원~1000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해에 국내에서 생산되는 PC가 240만대 정도고, 절반에 백신이 번들돼 있다고 보면 현재 PC번들 시장은 1억2천만원~12억원 사이가 될 것이다.

지난 해 안철수연구소 매출이 248억원, 하우리 매출이 60억원이니, 큰 돈이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PC 번들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은 시만텍의 번들정책이 개인 시장에서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번들 가격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굳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연구소의 경우 개인시장 공략을 위해, ASP(소프트웨어임대)와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가져가고 있다. 이를통해 판매하면 한 유저당 3만원대의 부가가치를 누릴 수 있는데, 출혈경쟁을 벌이면서까지 번들시장에 뛰어들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연구소측은 “번들가격이 정상화되고, 이를통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면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권석철 하우리 사장도 “해외의 경우 PC 한대당 백신 번들 가격이 1달러 50센트~2달러(한화 2천원~3천원)정도인데, 우리도 그정도는 돼야 한다”며 “번들가격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보조금 같은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만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PC 번들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다고 해서, 개인대상의 PC패키지 시장이나 서비스 시장이 죽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혀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탄력적인 정책 가능한 외국계 백신업체들

국내 기업들이 PC 번들 시장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면, 외국계 백신업체들은 PC제조업체들과의 유대관계와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바탕으로 정면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PC번들 시장을 쥐고 있는 시만텍코리아는 “정부정책으로 국내 PC번들 시장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수년동안 다져온 PC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이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말이다. 또한 정통부가 PC번들의 전제조건으로 밝힌 백신 자동 업데이트 기능(라이브업데이트기능)도 이미 지원하고 있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조준구 시만텍코리아 부장은 “국내 PC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에 수출되는 PC에 까지 백신번들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려면 글로벌 서비스 조직이 있는 외국계 백신업체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후지쯔, 도시바 등과도 계약을 체결,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대부분의 국내 PC제조업체들이 시만텍과 번들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계약기간이 끝나는 내년이 돼야 변화의 조짐이 일 것이며 PC업체들이 다급하게 전략을 바꿀 것으로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백신업체들이 들어오려면, 시만텍이 공급하는 단가보다 저렴하게 들어와야 할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서버급 백신시장에 집중했던 트렌드마이크로 역시 가격적인 탄력성을 무기로, PC 번들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진용 마케팅 과장은 “정부 정책으로 PC번들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의 경우 주력 상품이 서버급인 만큼 PC번들 시장에 파격적인 가격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렌드는 대만계 회사여서, 미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을 위해 최근 델컴퓨터 등과 PC번들 시장에 대해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PC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이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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