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스마트폰 첫 화면을 잡아라.'
지난해 봄 페이스북이 '페이스홈'을 선보이면서 IT기업들의 '런처' 경쟁은 불을 뿜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던 런처 붐은 사그라든 분위기다.
그럼에도 IT기업, 특히 포털사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을 차기 모바일 플랫폼으로 런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런처(Launcher)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글꼴·아이콘·사운드 등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앱을 총칭한다. 런처 앱을 설치하고 해당 런처가 지원하는 테마를 적용하면 잠금화면과 아이콘 등을 이용자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때문에 안드로이드나 iOS 운영체제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업체들은 런처에 주목했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운영체제 업체, 삼성전자·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틀 밖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창구, 즉 플랫폼을 스스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포문은 페이스북이 열었다. 페북은 지난해 4월 '페이스북 홈'을 출시했다. 전세계에 포진한 수많은 이용자들이 스마트폰 홈 화면과 잠금화면에서 바로 페북 친구 소식을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에선 네이버·다음카카오 등 포털, KT·SK텔레콤과 같은 통신사까지 런처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었다.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은 지난해 3월 '도돌런처'를 출시했고, 다음은 '버즈런처' 개발사 버즈피아를 인수하며 런처시장에 뛰어들었다. 다음카카오 역시 '카카오홈'이라는 런처를 내놓고 카카오톡·카카오스토리와 같은 다음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들었다.
통신사도 가세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중장년층을 겨냥한 'T간편모드'를 출시한데 이어 'T간편모드2.0' 업그레이드 버전, 자회사 SK플래닛을 통해 '론처플래닛'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KT도 지난해 5월 자회사 KT미디어허브를 통해 런처를 출시했다.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은 여전"
IT기업들이 런처에 주목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런처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렇지만 특히 포털사들은 플랫폼으로서 런처가 지닌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런처가 카카오톡·라인 등 SNS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가입자만 확보한다면 수익모델을 붙일 수 있는 창구가 될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꾸미기 기능을 가진 런처의 특성상 10대~30대 초반이 런처의 주 사용층으로 한정된다"면서도 "젊은 세대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용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런처 가운데 그나마 시장에서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의 '도돌런처'와 다음카카오의 '버즈런처'다. 9월 기준 도돌런처는 1천만 다운을 돌파했고, 버즈런처는 1천300만을 기록했다.
또다른 포털업계 관계자는 "런처가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으려면 최소 2천만 다운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본·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버즈런처는 연예인·스포츠구단·게임사·NGO·여행사 등 다양한 기업과 제휴를 진행해 2014년에만 약 140개의 제휴 홈팩을 만들었다.
국내 업체뿐 아니라 일본에서는 헬로키티·원피스·슬램덩크 등 주요 캐릭터·만화 버전을 출시했으며 11월 말쯤 에반게리온 홈팩도 출시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롯데면세점과 제휴를 맺어 중국내 인지도가 높은 배우 이민호·박신혜 홈팩을 만들어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런처를 주 사용층이 젊은 세대인만큼 그들을 타켓으로 한 기업들에게는 훌륭한 마케팅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연예인·게임·영화·쇼핑몰 등으로부터 지속적인 마케팅 제휴 요청을 받고 있다"고 런처의 가능성에 기대감을 보였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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