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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사장, 그러나 무능한 가장"...방준혁 넷마블 사장


 

'게임으로 인생역전을 꿈꾼다'

로또복권만이 대박의 '행운'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게임업계의 뜨거운 관심과 부러움, 동시에 질시의 눈총(?)을 받고 있는 '넷마블'은 평범한 샐러리맨에게 복권보다는 당첨가능성이 훨씬 높은 또 다른 역전의 신화를 꿈꾸게 하는 주인공이다.

지난 설, 이미 넷마블의 직원들은 31억원짜리 '성과금'이라는 복권에 당첨됐다. 넷마블 방준혁 사장(36)이 자신이 받기로 한 경영성과금을 전직원 성과금으로 쾌척한 때문.

직원 1인당 지급된 성과금은 평균 연봉의 120%로 한해 동안 받은 총 급여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많게는 직원 한명에게 5천만원이 지급됐다.

◆ "지난해 경영성과금만 31억원"

성과금에 쓰인 31억원은 방준혁 사장이 지난 2001년 말 플레너스(구 로커스홀딩스)와 넷마블 인수계약 체결 당시 2002년 전체 순익이 50억원을 넘을 경우 받기로 한 차감 순익의 30%에서 나왔다.

2001년까지 적자를 기록했던 넷마블로서는 50억원 초과 달성은 꿈같은 일이었다. 따라서 경영성과금은 계약상에는 존재해도 실행을 기대하기는 힘들었던 내용이다. 남들이 '과욕'이라고 했던 이 계약을 방준혁 사장은 현실로 이뤄냈다.

넷마블은 온라인 광고를 비롯해 아바타,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해 270억원 매출에 순익 158억원이라는 경이적인 '성공신화'를 만들어냈다.

순익률 58%. 일반 제조업의 순익율이 매출대비 고작 3∼5%임을 감안할 때 이는 달성 가능성마저 희박한, 천문학적 수치인 셈이다.

게임업계 신화로 불릴만한 이같은 실적은 '부자가 되고 싶다'는 방준혁 사장의 꿈도 함께 이루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경영성과금에서 2001년 계약 당시 플레너스와 주식 맞교환으로 지불해야 할 세금을 제외한 금액, 총 31억원 전액을 직원들에게 분배했다.

◆ 회사에서는 '유능한 사장', 집에서는 '무능한 가장'

방 사장의 '통 큰' 결단이 넷마블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영향을 미친 것을 두 말 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정작 한 순간의 '부자의 꿈'을 팽개친 그를 바라보는 가족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로 그럴것이 방 사장은 아직도 방과 거실 하나인 다세대 전세집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족들에게는 '돈도 제대로 못 버는 가장'인 셈이다.

그는 '그 많은 돈을 벌었는데 설마 자기 몫이 없을까'라는 가족들의 기대도 끝내 저버려 적잖은 '원성'을 사야 했다고 푸념이다.

방 사장은 "직원들에게 31억원을 내줬으면 그 이상을 따로 챙겨놓았을 것으로 생각했던 가족과 주변사람들이 정작 수중에 돈이 없다는 걸 알고 크게 실망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방 사장은 31억원 이상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위한 임직원의 로열티와 비전. 그는 '돈만으로는 결코 살수 없는' 이런 것들에 대한 가치를 설명하는 것으로 가족을 설득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방 사장은 "아마 올해 경영성과금을 모두 내가 가져갔다면 이 만큼 매스컴으로부터 큰 관심을 얻었겠느냐"며 웃음을 흘렸다.

◆ 2전 3기의 신화 창조

각종 언론에서 화려하게 장식된 이번 31억원의 일화 뒤에는 그러나 그의 아픈 경영실패의 '한'이 숨어 있다.

그는 '인터넷영화관'과 '위성인터넷 콘텐츠' 사업실패라는 화려한 전적을 갖고 있다. 넷마블이 있기까지 두 번의 사업실패 후에야 재기에 성공한 '2전 3기'의 사연이 담겨 있는 것.

방 사장은 인터넷이란 매체가 발달하면 디지털 콘텐츠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인터넷영화관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장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당시 지금에 비해 훨씬 낙후된 인터넷인프라는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또 영화 배급업체들이 '인터넷영화'라는 아이템을 받아들이기에는 난관도 많았다.

두 번째 뛰어든 위성인터넷 콘텐츠 사업도 처음에는 100억원이라는 큰 투자를 받아내는데 성공했으나 벤처업체가 전국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무리였다.

방 사장이 두번의 사업 실패라는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것은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게 아니었다. 그보다는 직원들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관한 교훈이었다.

방 사장은 "사업에 실패하면 주주들은 현금 회수에만 관심을 두고 말지만 일터를 잃은 직원들은 사장을 고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직원은 가족이 아니라 사업가입니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은 가족이 아니라 개개인이 사업가'라는 독특한 경영철학을 얻었다.

'기업'의 최대목표가 '이윤추구'이듯, 기업의 구성원인 '직원'들은 기업을 통해 하나의 가정을 영위하므로 회사 구성원들을 가족이란 개념으로 묶어서는 안된다는 것.

따라서 열심히 노력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얻게 되면 직원들은 회사를 신뢰하고 회사발전에 매진하게돼 결국 조직관리에도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31억원의 성과금은 올해 매출목표 810억원을 달성하기 위한 '당근'이 된 셈이다.

그는 "넷마블을 직원들이 부자가 될 수 있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며 "올해에는 직원복지도 크게 향상시켜 IT업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최고 대우업체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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