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미기자]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상장에 본격 나선다. 글로벌 메신저 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16일 됴코증권거래소 등 관련 기관에 라인상장신청서 등 서류를 제출했으며, 일본 또는 미국에서의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라인은 네이버가 100% 지분을 보유한 일본 자회사다.
라인의 공모 청약 규모는 1조엔(약 10조7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라인 IPO 추진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만큼 업계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공격적인 행보를 비춰볼 때 라인이 세계적인 메신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SNS업체인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IPO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했다. 트위터는 지난해 상장했으며, 중국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알리바바 역시 내달 중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들은 IPO를 통한 막강한 자금 조달 능력으로 M&A(인수합병)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라쿠텐이 바이버를 인수하고 알리바바가 탱고에 투자하는 등 활발한 인수합병과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의 현금보유고를 보면 구글 61조5천억원, 페이스북 12조5천억원, 텐센트 6조6천원, 알리바바 28조5천원(IPO 이후) 등으로 네이버의 지난 1분기 현금보유고 1조원은 이들과 경쟁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라인의 IPO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는 10월 합병하는 다음과 카카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카카오가 글로벌 보다는 국내 시장에 국한된다고 하지만 세계 최초로 모바일 비즈니스 마케팅을 성공시킨 카카오의 저력이 다음 포털 서비스와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낼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음카카오 역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라인의 매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점은 IPO에 긍정적이다. 지난 1분기 라인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5.7% 늘어난 1천45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게임(비중 60%), 스티커(15%), 광고 및 기타(25%) 등에서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라인은 올해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가입자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라인은 전세계 4억7천만명(지난달 기준)의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메신저다. 하루 평균 70만~8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새로 유입되고 있다. 라인 측이 올 연말 목표로 세운 누적 가입자 5억명 돌파는 확실시 되고 있다. 올해 말에는 가입자 6억 명 돌파가 점쳐진다.
KTB투자증권 최찬석 연구원은 "최근 다음 카카오, 알리바바 등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자금조달과 인수합병에 따라 빠른 라인 IPO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라인은 매출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 라인의 가치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이 많은 현 시점이 기업 가치를 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IPO 적기"라고 말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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