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승부조작 비관 자살 시도 '파문'

[강현주기자] 프로게이머 천민기 씨가 승부조작을 고백하고 투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벌어져 e스포츠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e스포츠팀 'ahq 코리아'에서 활동하던 천민기씨는 13일 게임 커뮤니티 '인벤'에 자신이 승부조작에 가담했음을 고백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천 씨는 이날 오전 5시13분 'ahq Korea 승부조작 자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653&l=7252562)을 통해 '2013 롤챔프 스프링'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글에 따르면 천 씨의 소속팀 노대철 감독이 팀원들에게 상대팀에게 질것을 지시했다. 노 감독이 사설 토토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이같이 지시했다는 것.

천 씨는 "실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저와 엑토신 뿐이며 승부조작의 목적은 노 감독의 토토"라고 밝혔다.

천 씨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혼자 속앓이만 했던거 풀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천 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게이머의 승부조작 및 자살 시도 사건이 알려지자 e스포츠협회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e스포츠협회 조만수 사무국장은 13일 인벤에 입장을 밝히는 글(http://www.inven.co.kr/board/powerbbs.php?come_idx=2653&l=7255062)을 게시하며 "에이에치큐 코리아(ahq Korea)는 협회 소속 팀이 아니었지만 선수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협회의 의무이기 때문에 본 사건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해 대책마련 팀을 구성했고 팀장을 직접 해당 선수가 입원 중인 병원에 파견해 면밀하게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협회에서는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전병현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불법 e스포츠 베팅사이트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지 3일 만에 불거진 일이라 협회의 대응 양상에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롤(LoL) 종목사 라이엇게임즈 측도 공동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왜곡된 사실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속하게 e스포츠협회, 온게임넷과 공동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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