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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교의 SOHO몰 ABC -13] 상품 만들기


 

상품은 박스로 포장된 내용물이 전부는 아니다. 교과서에는 상품을 '인간의 욕망을 만족 시켜줄 수 있는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상품에 대한 필자의 정의는 본원적인 가치(상품 자체)를 계란의 노른자위로 비유하자면 가격, 마케팅, 광고, 포장은 계란의 흰자, 껍질 그리고 포장지와 같이 비유 할 수 있겠다.

누구도 계란의 노른자위를 직접 보고 구입하지 않는다. 단단하고 맑은 껍질과 안전하고 현대적인 포장 그리고 신뢰도 있는 판매처를 보고 좋은 노른자라고 판단하고 구입하기 쉽다. 유통기한도 살피고….

이런 면에서 대개의 고객들은 상품을 구입할 때 본질보다는 포장을 보고 상품을 구입하게 된다. 더구나 인터넷으로 상품을 판매하려는 사람은 계란 사진만 보여주고 계란을 팔 수 있어야 한다.

고객들은 상품을 알리고, 가격을 정하여 주문을 받고 배달을 하는 모든 과정과 그에 따르는 경험과 느낌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같은 상품 외의 모든 것을 마케팅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 정책에 대해 살펴보자.

상품에 적절한 가격을 정해 고객에게 제시하는 행위를 가격정책(Price Policy) 라고 한다. 가격정책은 모든 마케팅 활동의 제일 먼저 결정돼야 하는 기본적인 전략 중 하나다.

많은 기업들과 자영업들은 '저렴할수록 더 많은 판매가 이뤄지므로, 개별 상품의 단가를 낮추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자'는 취지의 '박리다매'라는 일본스타일의 가격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박리다매형 가격정책- 저가 정책- 이 통하던 시기는 70년대를 마지막으로 이미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물론 21세기 박리다매의 대명사인 '월마트'는 현재도 굳건히 'Every Day Low Price'를 외치고 있다.

사실 가격 할인의 효과는 너무도 탁월하다. 가격의 충격은 그 동안 방송과 신문 그리고 포장용기와 각종 행사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와 상품의 네이밍과 같은 모든 마케팅 활동을 일거에 날려 버리는 큰 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천하명검(天下名劍)도 제 주인을 만나야 위력을 발휘하듯 '가격할인'이란 전략은 시장 지배력이 있는 판매자가 사용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몇 개월이 아닌 몇 년 동안 피눈물나는 출혈 경쟁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낮은 가격임에도 소비자들이 믿고 구입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야 하며 그 낮은 가격으로 판매해도 마진이 남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즉 가격 할인은 소규모의 인터넷 상점에서 구사할 수 있는 마케팅 전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1천원을 싸게 팔면 2천원을 싸게 파는 경쟁자가 곧 나타난다. 싸다는 이유로 당신 상점의 고객이 됐던 사람은 더 싸게 판매하는 상점이 나타나면 바로 옮겨가게 된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고객이 됐던 사람에게 보다 더 저렴한 가격은 움직여야 할 필요충분 조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SOHO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라. 항상 새로운 경쟁자는 등장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쟁자들이 가격 할인이라는 무기를 들고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가격 할인, 즉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정책은 단기간에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금과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가격 전략인 셈이다.

인터넷 창업을 하려는 이들 중에는 'DVD 타이틀이나 음반 CD 혹은 도서판매점 같은 경우 가격을 할인하지 않고 시장에 진입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에 대한 답은 '그같은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만일 참여해야만 한다면 제한된 규모의 니치마켓 (Niche-Market)을 노리는 게 좋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외국 자료나 중고 절판본 혹은 특정 장르에 국한하여 전문 수집가나 마니아, 전문가들에게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소비자가 짐작하거나 예상하고 있는 가격보다 높은 혹은 동종 제품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가격정책은 시행하기 어렵다. 고가(격)정책은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킬 때, 그리고 그 조건들을 고객들이 납득할 수 있을 때 시행 가능한 전략이다.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가 분명하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때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를 만족시키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제 막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고 다음에 펼쳐지는 길도 순탄치는 않다.

그 길을 여는 열쇠는 브랜드이며, 진품(Original)이고, 희소성과 개인화의 욕구다. 이 4가지 요건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서 어떤 상품은 4가지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주는 경우도 있고 1∼2가지 정도 부족한 경우도 있다.

적어도 2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는 상품의 경우에서만 고가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고객들에게 진품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조건 4가지를 살펴본다.

/원승교 소호몰 리함 대표 steve@leeh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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